[김일융의 WBC리포트] 에러하나로 5점 엮기 ‘똘똘한 김인식호’

  • 동아닷컴
  • 입력 2009년 3월 23일 08시 09분



한국은 1회초 베네수엘라 우익수(보비 아브레우)의 하나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대량 득점(5점)을 올렸다.

‘맛있는’ 점수였을 것이다. 야무진 야구를 보여줬다.

쭉 지켜봤는데 한국은 모티베이션(동기)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는 팀 같다.

모든 경기를 똑같이 진지하게 임해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연패를 노리는 일본과 다른 점이다.

한국은 (20일 일본전과 달리) 결승행이 걸린 22일 베네수엘라전은 동기가 확실했고, 1회 5점으로 기세를 탔다. 이런 한국팀이기에 1회 5점으로 사실상 경기는 끝났다.

한국은 강한 무드를 갖게 됐고, 베네수엘라의 역전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한국은 투수, 수비, 타력에 걸쳐 선수 한 명 한 명이 정신무장을 단단히 하고 나온 듯했다.

반면 베네수엘라의 1회 에러 연발은 몸 컨디션을 떠나서 메이저리거라면 있을 수 없는 플레이였다.

한국 선발 윤석민은 슬라이더가 정말 좋았다. 또 공이 낮게 형성됐다. 한국이 예상보다 베네수엘라를 쉽게 이겨서 결승에 올랐지만 (이 결과에) 일본팀이 동요하리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어느 팀이 올라와도 마찬가지. 상대가 누구든 이기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각오일 것이다. 2승2패니까 5번째 한일전이 성사되면 진정한 결승전 아닐까.

대회전부터 한국의 WBC 결승 진출을 예상한 일본의 야구전문가가 꽤 많았다. 나 역시 그 중 하나였는데 투수력이 강한데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봤으니까 그랬다.

WBC에서 본 한국팀은 보직을 떠나 전체적으로 투수의 레벨이 올랐다. 투수 교체 타이밍에서 좌우 매치업을 중시하는 패턴은 일본과 비슷하다.

그러나 일본 감독이 미리 약속된 패턴, 기계적인 투수 교체를 펼친다면 한국의 김인식 감독은 그만의 어떤 감각을 갖고 교체 타이밍과 투수를 고르는 것 같다.

이런 류(類)의 감독은 일본엔 절대 없다.

도쿄 | 스포츠동아 일본통신원

정리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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