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 단기전 마인드 없는 중남미 야구

  • 동아닷컴
  • 입력 2009년 3월 23일 08시 20분



2006년 원년 대회와 제2회 대회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게 있다. 공격력이 조금만 보강된다면 한국은 우승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그 이유는 상대 감독들이 김인식 감독보다 수가 한참 아래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남미 국가들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임하는 자세를 보면 단기전에서는 정상을 넘보기가 힘들다. 쉽게 말해서 단기전 마인드가 전혀 없다.

LA 타임스는 22일(한국시간) 4강팀의 전력을 분석하면서 ‘한국은 밸런스, 베네수엘라는 파워, 일본은 피칭, 미국은 히팅의 팀’으로 꼽았다. 밸런스는 투타, 수비, 벤치의 힘까지 포함된다.

베네수엘라 루이스 소호 감독은 한국과의 준결승에 우완 카를로스 실바를 선발로 세웠다. 당초 한국 김인식 감독은 ‘킹’으로 통하는 펠릭스 에르난데스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소호 감독은 기자들이 “에르난데스를 준결승전에 투입하지 않을 것이냐”고 묻자 “우리는 스케줄대로 실바가 한국전 선발이다”고 했다.

솔직히 한국으로서는 실바의 선발등판에 쾌재를 불렀다. 에르난데스보다는 상대하기 훨씬 쉬웠고, 예상대로 2회도 버티지 못했다.

물론 실책과 빗맞은 안타 때문이었지만 실바는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가 아니다. 소호 감독은 결승전에 에르난데스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준결승을 이겨야 결승전을 치르는 것이지 준결승에서 보따리를 싸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이날 양팀의 박스스코어를 보면 팀이 바뀐 듯하다. 원래 야구에서는 이기는 팀은 선수를 교체하지 않는다.

지는 팀에서 대타, 대주자 기용이 빈번하다. 2-10으로 대패한 베네수엘라 소호 감독은 야수를 한명도 교체하지 않았다. 투수만 실바를 비롯해 6명을 줄줄이 투입했다.

중남미 팀들은 마치 정규시즌의 연장선에 있는 듯하다. 투수교체도 항상 한국보다 한 템포씩 느리다. 선수 교체도 매끄럽지 못하다.

메이저리거들이 스타팅 라인업에 전원 포진돼 있지만 이를 꿰맞추는데 실패했다. 내일이 없는 단기전에서는 전력을 극대화시키는데 머리를 두 번, 세 번 써야 된다.

LA|문상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