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일 뿐이고”… 10전 전승 롯데 무덤덤한 까닭

  • 입력 2009년 3월 28일 02시 59분


부산 갈매기들의 초봄 날갯짓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가을에도 야구하자’던 염원을 이룬 데 이어 올해는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 영광을 재현할 기세다.

롯데는 27일 SK와의 사직 시범경기에서 5-2로 이겼다. 놀랍게도 개막전부터 10전 전승 행진이다. 이 중 3경기는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시범경기 성적이 정규 시즌 성적과 딱 맞아 떨어지지는 않는다. 롯데 코치진과 선수들도 이를 안다. 연승을 하고 있지만 만족하지는 않는다. 그저 ‘꼴찌보다는 나은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롯데는 2005년 시범경기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정규 시즌에서는 5위에 머물렀다. 2007년에도 시범경기 2위에 오르며 포스트 시즌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결과는 7위였다. 시범경기 꼴찌 성적표를 받아든 2001, 2003, 2004년에는 정규 시즌에서도 최하위였다.

하지만 롯데는 1992년 시범경기 1위에 오른 뒤 한국시리즈 정상에 섰다. 지난해에도 시범경기와 정규리그에서 나란히 3위에 올랐다.

박영태 수석코치는 “우리 팀과 상대 팀 모두 최상의 전력으로 경기에 나선 게 아니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하지만 팀 분위기가 상승세인 것만은 분명하다. 박 코치는 “선수들의 집중력이 몰라보게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요구하는 타점의 중요성을 선수들이 풀어내고 있다는 얘기였다. 로이스터 감독의 자율 야구가 정착된 것도 상승세의 기반이 됐다.

문제는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돌아온 팀 간판선수들의 컨디션이다. 대표팀에 차출됐던 유격수 박기혁 외에 손민한, 이대호, 강민호는 활약이 크지 않았다. 박 코치는 “손민한, 강민호 등은 경기에 많이 나서지 않아 감각이 오히려 떨어진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시범경기에서 산뜻한 몸놀림을 보이고 있는 롯데가 4월에 화려한 비상을 할지 기대된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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