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운영-관중열기 호평
온 국민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김연아에 들떠 있던 3월. 우리 동계스포츠에 기념비적인 대회 하나가 조용하게 막을 내렸다.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가 21일 강원 강릉에서 열려 29일 끝난 것. 12개국에서 온 400여 명의 선수와 임원은 대회 기간 내내 차가운 빙판을 뜨겁게 달궜다.
○ ‘홍보와의 전쟁’ 펼친 대회조직위원회
“컬링요? 새로 나온 벨소린가요?” 1월 강릉 시내 한 음식점에서 홍보 전단지를 나눠 주던 유근직 강릉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조직위원장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옆에 앉아 있던 30대 남자가 전단지를 흘깃 보더니 이런 말을 한 것.
“아찔했죠. 개막이 두 달밖에 안 남았는데 시민들이 컬링이 뭔지도 모르니….” 이 사건(?)을 계기로 유 위원장은 일단 시민들에게 홍보부터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조직위가 세운 전략은 ‘찾아가는 홍보’. 조직위는 지역 주민들의 반상회, 계모임까지 구석구석 찾아가 대회를 알렸다.
○ 성공적으로 치른 대회, 한국팀 성적은 아쉬움
조직위의 노력과 강릉 주민들의 열정적인 참여 덕분에 대회는 무사히 끝났다. 레스 해리슨 세계컬링연맹 회장은 “경기장, 빙질 등 외적인 조건과 관중의 열정 모두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세웠다.
한국 대표팀은 3승 8패로 4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강팀들과도 접전을 벌이며 가능성을 보였다. 대표팀 정영섭 감독(52)은 “더 큰 도약을 위해선 컬링 저변 확대와 경기장 확충 등이 필수”라고 전했다.
강릉=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