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자기]“작은 투수가 맵다” 제물포고 이창재 ‘8강投’

  • 입력 2009년 3월 30일 02시 59분


휴일 ‘황금사자’ 찾아온 야구팬들강릉고 김균래(왼쪽)가 제물포고와의 16강전 6회초 2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리고 있다. 휴일을 맞아 경기장에 온 많은 야구팬은 ‘제2의 봉중근’ ‘포스트 김태균’을 꿈꾸는 한국 야구 유망주들의 플레이에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제물포고가 6-4로 승리. 박영대 기자
휴일 ‘황금사자’ 찾아온 야구팬들
강릉고 김균래(왼쪽)가 제물포고와의 16강전 6회초 2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리고 있다. 휴일을 맞아 경기장에 온 많은 야구팬은 ‘제2의 봉중근’ ‘포스트 김태균’을 꿈꾸는 한국 야구 유망주들의 플레이에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제물포고가 6-4로 승리. 박영대 기자
5회까지 강릉고 타선 꽁꽁

인천-천안북일-충암도 합류

제6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 스포츠동아, 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 강릉고와 제물포고의 16강전이 열린 29일 서울 목동야구장.

1회 먼저 수비를 하러 그라운드로 달려 나오는 제물포고 선수 중 마운드에 오른 한 선수가 눈에 띈다. 2학년 선발 투수 이창재다. 그가 돋보인 건 유달리 왜소한 체격 때문. 167cm, 56kg인 이창재는 팀 내 선수 30명 중 가장 가볍다. 4월을 눈앞에 둔 것 치고는 쌀쌀한 날씨 탓에 주먹을 호호 불어가며 던지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일 정도다.

강릉고가 1회말 수비에 들어가자 방금 마운드에서 내려간 이창재의 자그마한 체구가 더 도드라져 보인다. 마운드에 오른 강릉고 선발 투수 3학년 최종현은 180cm에 89kg의 당당한 체격이다.

양 팀 선발 투수 체격만 놓고 보면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다. 그러나 제물포고가 먼저 점수를 냈다. 제물포고는 4회말 연속 3안타로 선취점을 올리며 최종현을 마운드에서 끌어 내렸다. 반면 이창재는 6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5회까지 삼진 5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잘 막던 이창재는 6회 들어 2사 만루 위기를 맞자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강판됐다. 마운드에 오른 가내영 감독은 이창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내려 보냈고, 동료들은 일제히 박수와 함성으로 이창재를 맞았다.

3학년 선배 홍유상이 마운드를 넘겨받자마자 안타를 맞고 2점을 내주는 바람에 이창재는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팀이 강릉고를 6-4로 꺾고 8강에 진출하는 데 단연 수훈 갑이었다.

천안북일고는 13안타를 몰아치며 신일고에 9-3 역전승을 거두고 8강에 올랐다. 0-3으로 끌려가던 천안북일고는 7회 안타 4개를 집중시키며 4점을 뽑고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인천고는 8과 3분의 2이닝을 2실점으로 막은 선발 투수 박민호의 호투에 힘입어 광주동성고를 7-2로 눌렀다. 2-1로 앞서던 인천고는 5회초 밀어내기 볼넷과 4번 타자 김훈영의 1타점 적시타 등으로 3점을 뽑아 승부를 갈랐다.

충암고는 안타 5개로 11점을 뽑는 고효율 야구로 개성고(옛 부산상고)에 11-3, 7회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부산상고 출신인 김응룡 삼성라이온즈 사장이 후배들 경기를 직접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으나 모교가 완패하는 바람에 흥을 내지는 못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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