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심판도 놀라고 연아도 놀랐다

  • 입력 2009년 3월 30일 03시 02분


“해냈다”김연아가 29일 열린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의 프리스케이팅 점수가 발표되자 물병을 감싸 쥐며 환호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해냈다”
김연아가 29일 열린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의 프리스케이팅 점수가 발표되자 물병을 감싸 쥐며 환호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연아(19·고려대)가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세계피겨선수권대회 프리프로그램 경기에서 허리를 뒤로 젖히며 활주하는 이나바워 기술을 연기하고 있다. 여자 싱글 사상 처음으로 ‘꿈의 200점’을 돌파한 그의 금빛 연기가 끝나자 관중석에서는 기립 박수가 쏟아졌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연아(19·고려대)가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세계피겨선수권대회 프리프로그램 경기에서 허리를 뒤로 젖히며 활주하는 이나바워 기술을 연기하고 있다. 여자 싱글 사상 처음으로 ‘꿈의 200점’을 돌파한 그의 금빛 연기가 끝나자 관중석에서는 기립 박수가 쏟아졌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심리적 한계 200점 돌파,여자 싱글 역사적 대기록

1만7000 관중 탄성 연발

아사다, 최악의 성적표“김연아는 항상 자극제”

‘207.71점.’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 전광판에 점수가 나오자 1만7000여 관중은 일제히 놀란 표정을 지었다. ‘Oh! My God(맙소사)’이란 감탄사가 터져 나왔고 펄쩍펄쩍 뛰며 만세를 부르는 관중도 있었다. 그리고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피겨 여왕’ 김연아(19·고려대)가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사상 첫 200점을 돌파해 207.71점을 받은 현장이었다.

○ 선수와 심판의 심리적 한계선 넘어

김연아는 2002∼2003시즌부터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도입한 새 채점방식에서 처음으로 200점대를 돌파한 여자 싱글 선수가 됐다. 새 채점방식이 도입된 뒤 2006년 그랑프리 6차 대회에서 아사다 마오(일본)가 199.52점을 얻으며 200점대에 가장 근접했다. 하지만 그게 마지막이었다. 따라서 200점은 ‘꿈의 점수’로 불렸다.

국제심판인 이지희 대한빙상경기연맹 피겨 부회장은 “김연아의 200점 돌파는 모든 선수와 심판이 머릿속에 그어 놓은 심리적인 한계선을 넘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연아의 점수는 이번 대회 남자 싱글 순위에서도 9위에 해당하는 높은 점수. 200점을 넘은 김연아는 “내 점수에 나도 깜짝 놀랐다. 막상 200점을 넘으니 좋은 경험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신기록을 다시 세울 수 있을지 걱정도 된다. 뛰어넘지 못한다고 해도 지금의 느낌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 아사다 “점프 실패 뒤 체념했다”

여자 싱글에서 김연아와 함께 박빙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일본의 아사다 마오(19)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아사다는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악셀 등 두 차례 점프 실수를 보이면서 총점 188.09점으로 4위에 그쳤다. 3위 안에 들지 못한 것은 시니어 데뷔 이후 처음이다. 역대 맞대결 성적은 김연아가 4승 3패로 우위. 아사다는 “김연아는 항상 나를 자극하는 좋은 라이벌이다. 함께 경쟁을 하며 스스로 동기 부여가 많이 된다”고 칭찬했다.

○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 유력

11개월 남짓 남은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는 독주체제를 굳힐 각오다. 이번 대회와 같은 컨디션과 기록을 고려한다면 금메달은 눈앞에 있다. 이 부회장은 “이미 모든 피겨 관계자가 밴쿠버 동계올림픽 챔피언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연아도 “지난달 밴쿠버 4대륙 대회 시상대에 오르면서 1년 뒤 올림픽에서 다시 이 자리에 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남은 기간 후회 없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내년 1월 말 전북 전주에서 열리는 4대륙 선수권대회에는 불참한다. 2월 중순 동계올림픽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한편 김연아의 경기가 열린 시간 미 로스앤젤레스 코리아 타운은 토요일 저녁임에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한 교민은 “김연아의 경기를 보기 위해 한인들이 모두 TV 앞으로 모였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동아일보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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