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인터뷰 “음식 못 먹었던 恨 풀고 싶어요”

  • 입력 2009년 3월 31일 08시 13분


“어텐션 받은 것 큰 걱정 안해”

월드스타가 된 김연아는 30일(한국시간) 편안하고 여유로운 상황에서 국내기자들과 속내를 털어놓는 인터뷰를 가졌다. “아무 것도 아닌 게 기사거리가 된다”며 인기를 실감하고 있는 김연아는 “국내에서 유명세 때문에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외출한 적이 있었는데, 이제 어떻게 돌아다닐지 모르겠다”며 일반인처럼 편안하게 다니고 싶다고 했다.

-우승한 뒤 숙소에서 어떻게 보냈나.

“명예의 전당 연설보고 일정이 늦게 끝나 특별히 한 일이 없었다. 어제부터 호텔에 인터넷이 끊어져 기사검색도 하지 못했다.”

-어제도 어텐션을 받았는데.

“이제 와서 고칠 수도 없다. 바뀌면 혼돈돼 실수할 수도 있다. 지금 하던 대로 하지만 신경을 좀 더 써야겠다고 생각한다. 그것 때문에 점수가 안나오는 것도 아니고 다른데서 받으면 되니깐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

-한국에 들어가서 당장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시즌이 끝나서 조금 휴식을 취하고 싶다. 아이스쇼 등 일정은 있다. 학교는 가게 될 지 아직 모르겠다. 그동안 못 먹었던 한을 풀고 싶다. 토론토에서는 매일 보던 사람들보고 똑같은 훈련 반복이어서 한국가면 못 본 분들 친구들 모두 보고 싶다.”

-2년 전에는 쇼트프로그램 후 롱프로그램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반대로 롱프로그램은 좋고, 쇼트프로그램이 무너진 적도 있다. 그런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는 중요한 대회여서 준비가 잘됐다. 연습도 잘되고 그래서 확신이 있었다. 보통 큰 대회는 긴장을 하는데 이번에는 편안했다.”

-현재는 스케이터이지만 나름대로 끼가 있다. 현역에서 물러난 뒤 재능을 발휘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

“선수 생활이 끝나도 프로선수로서 쇼도 많이 하게 돼 다른 영역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걸 도전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나이와 상관없이 해보고 싶은 게 많지만 선수생활에 묶여서 못하는데 어린 선수들을 보면 지도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선수로서 마무리를 한다면.

“모든 선수들이 목표가 있다. 나도 월드챔피언이 됐다. 선수로서 가장 높은 자리에 있다면 굳이 오래할 필요는 없지 않나 본다. 올림픽이 제일 높은 자리인데 아직 이른 얘기지만 최고일 때 내려오고 싶다.”

LA|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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