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북일고는 31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6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스포츠동아 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 8강전에서 제물포고를 8-1, 8회 콜드게임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천안북일고는 충암고, 경남고, 청주고에 이어 4강 진출에 성공, 2002년 이후 7년 만에 대회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천안북일고는 56회 대회에서 안영명(한화), 나주환(SK)을 앞세워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이날 승리로 천안북일고 사령탑 이정훈 감독은 부임 첫 대회에서 4강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천안북일고는 같은 충청도를 연고로 하고 있는 청주고와 결승진출을 다툰다.
천안북일고를 4강으로 이끈 선수는 2학년 좌완투수 이영재. 한화 이글스 투수 송진우의 조카인 이영재는 공격적인 피칭으로 제물포고의 타선을 압도했다. 140에 가까운 빠른 직구와 각도 큰 커브에 제물포고 타자들은 헛방망이를 돌리기 바빴다.
이영재는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1안타 무실점 9K로 호투, 다시 한 번 천안북일고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이영재는 32강전에서도 성남고 타선을 7이닝 4안타 1실점 10K로 막아 승리투수가 된 바 있다.
이영재가 호투한 천안북일고는 1회 선취점을 뽑아내며 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천안북일고는 최형종의 희생플라이와 상대 포수의 송구에러로 2점을 얻었다.
2-0으로 앞선 천안북일고는 2회초 수비에서 1점을 내줬으나 5회말 오준혁과 홍성갑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 점수차를 3점으로 늘리며 4-1로 달아났다.
사기가 오른 천안북일고는 이후에도 득점포를 멈추지 않았다. 6,7회초 공격에서 1점씩을 더한 천안북일고는 8회 원형성의 내야땅볼과 투수의 끝내기 폭투로 2득점, 우승후보 제물포고를 콜드게임으로 제압했다.
이영재의 호투에 가렸지만 1번타자 김재우는 3안타를 때려내며 팀의 공격을 주도했다. 이번 대회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홍성갑도 4타석 2타수 1안타 2볼넷으로 승리를 뒷받침했다. 홍성갑은 0.692의 고타율을 기록중이다.
제물포고는 타선이 1안타에 그친데다 믿었던 에이스 홍유상이 부진, 창단 첫 황금사자기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제물포고가 탈락함에 따라 인천 연고 3개 학교는 모두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인천고, 동산고, 제물포고가 연승행진을 펼치면서 20년 만에 황금사자기가 인천으로 돌아가는 듯했으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이날 열린 8강전에서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4월 1일 열린 4강전은 오후 15시30분부터 시작되며 충암고-경남고, 천안북일-청주고가 결승 티켓을 놓고 혈투를 벌인다.
동아닷컴 황금사자기 특별취재반
고영준 기자 hotbase@donga.com
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사진=하정탁 대학생 인턴기자
문자중계=박형주 대학생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