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인터뷰실에 도착한 쪽은 허정무 감독. 인터뷰 시작 10분전에 차에서 내린 그는 주차장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북한 감독도 도착 했나요”라고 물었다. “도착하지 않았다”는 답을 들은 허 감독이 인터뷰실로 들어갈까 망설이는 순간, 옆에 서있던 대한축구협회 직원은 “북한 감독님하고 같이 들어가시게요?”라고 물었다. 주차장 입구를 향해 방송 카메라들이 늘어서 있어 협회 직원은 두 감독이 나란히 입장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았다.
하지만 허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내가 여기서 영접할 이유는 없잖아”라고 농담을 던진 뒤 곧장 인터뷰실로 향했다. 허 감독이 사라진 10분 뒤 북한 김정훈 감독이 탄 버스가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인터뷰 시작 직전이었다. 만약 허 감독이 좋은 영상을 위해 10분을 서서 기다리는 친절을 베푸는 ‘영접’을 했더라면 더 어색한 장면이 연출될 뻔 했다.
상암|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사진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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