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북한 잡고 월드컵 본선진출 8부 능선 넘다’…김치우 결승골(종합)

  • 입력 2009년 4월 1일 22시 12분


허정무호가 북한을 꺾고 7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에 8부 능선을 넘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B조 최종예선 5차전에서 후반 44분 김치우의 천금 같은 결승골을 앞세워 북한을 1-0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 전적 3승 2무(승점11)을 기록, 한 경기를 더 치른 북한(승점10)을 따돌리고 당당히 조 1위에 올랐다.

또 북한과의 역대 전적에서도 6승7무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며, 1993년 이후 5경기 연속 무승부의 사슬을 끊어냈다.

이날 4-4-2 포메이션을 가동한 허정무 감독은 박주영(AS모나코)와 이근호를 투톱에 놓고, 좌우 측면공격수에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이청용(서울)을 출격시켰다.

이어 기성용(서울)과 조원희(위건)를 중앙 미드필드로 세운 허 감독은 포백 수비라인을 왼쪽부터 이영표(도르트문트)-강민수(제주)-황재원(포항)-오범석(FC사마라)로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이운재(수원)에게 맡겼다.

경기시작 하자마자 홍영조에게 강력한 슈팅을 허용한 한국은 예상대로 ‘선수비 후역습’ 작전을 편 북한의 밀집수비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국은 압도적인 볼 점유율과 공격의 주도권을 쥐며 북한을 압박했지만, 수비 시 최전방 공격수 정대세만 놔두고 모두 수비로 전향한 북한의 그물망 같은 수비벽을 허물지 못했다.

특히 중원에서의 안정된 볼배급에도 불구하고, 세밀한 문전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아 답답함이 더했다. 한국은 12개를 슈팅을 날렸지만, 유효슈팅가 2개에 그치며 빈약한 골 결정력을 드러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실점위기를 맞았다.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홍영조의 오른쪽 크로스를 문전 앞에 있던 정대세에게 헤딩슛을 허용한 것. 그러나 한국은 수문장 이운재의 동물적인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이후에도 북한은 한국의 골문을 계속해서 두드렸다. 후반 20분 왼쪽측면을 돌파하던 문인국의 크로스를 박남철이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다시 이운재가 막아냈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후반20분 박주영의 패스를 받은 이근호의 슈팅이 빗나갔고, 후반 23분 박주영이 침투패스를 이근호가 다시 결정적인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 정면에 막혔다.

하지만 후반33분 이근호 대신 김치우을 투입한 허 감독의 용병술이 다시 빛을 발했다. 후반43분 왼쪽에서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김치우가 왼발로 날린 슈팅이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며 결승골을 뽑아냈다.

급할 것이 없이 승점 1점만 얻어도 조 1위를 지킬 수 있었던 북한의 꿈이 수포로 돌아간 순간이었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사진=상암ㅣ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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