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를 놓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레알 마드리드가 결국 법적 송사에 직면하게 됐다. 그런데 소송의 주체는 맨유가 아니라 아스널이다. 최근 레알과 직접 접촉이 있었다는 파브레가스(사진)의 고백에 격노한 웽거 감독이 법적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아스널 주장 파브레가스는 2007년 여름 스페니시 라몬 칼데론 회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와 자신의 상황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음을 고백했다. 파브레가스는 당시 칼데론 회장에게 자신은 행복하며 아스널을 떠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고 전했다. 이를 전해들은 아스널 수장 웽거는 폭발했다. 그는 만일 레알이 파브레가스와 직접 접촉한 것이 사실이라면 자신은 소송도 불사하겠노라고 단언했다. FIFA의 이적에 관한 규정에는 선수가 소속한 현 클럽의 허가가 없는 한 다른 클럽이 선수를 직접 접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평소 웽거는 레알과 파브레가스의 접촉설에 만일 본인의 공식 확인이 있다면 자신은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명백한 FIFA 규정 위반을 근거로 소송을 제기하겠노라고 공언해왔던 터였다. 이제 웽거는 레알 마드리드가 직접 전화를 걸어온 것은 사실이라는 파브레가스의 인터뷰를 실은 스페인 신문 엘 문도 데포르티보를 근거로 법적 송사를 실행에 옮기는 일만 남았다.
한편 파브레가스는 자신은 프로이며, 때문에 자신의 미래와 관련해 어떤 누구와도 대화의 문을 닫을 수는 없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지구상의 가장 위대한 클럽 중 하나인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았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찬사라며 자랑스러워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여전히 아스널의 선수라는 점도 강조했다. 파브레가스가 촉발시킨 웽거와 레알 마드리드의 법적 다툼은 레알 마드리드를 ‘천하고 무식한 것들(the mob)’로 부르며 눈엣 가시처럼 여기는 맨유의 감독 퍼거슨에게도 호날두를 놓고 벌이는 신경전에서 좋은 징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요크|전홍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