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충암고와 천안북일고의 제6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스포츠동아 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 결승전이 열린 서울 목동야구장.
이날 편한 자유복장을 선택한 충암고 학생들과 단정한 교복에 모교를 상징하는 붉은색 목티를 입은 천안북일고 학생들은 붉은색 막대 풍선을 두드리며 예선 기간 동안 썰렁하던 운동장을 뜨겁게 달궜다.
1루쪽 내야석에 입추의 여지없이 꽉 들어찬 천안북일고는 응원단장 한상홍 영어 선생님의 지휘 아래 조직적인 응원을 펼쳤다.
특히 볼 하나 하나에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던 천안북일고는 무려 60대의 버스를 빌려 남고 1300여명과 여고 700여명 등 총 2000여명의 전교생들로 대규모 응원단을 구성해 1150명이 모인 충암고의 기를 제압했다.
천안북일고 유구희(29) 선생님은 “응원가는 음악시간에 배우고, 풍선 두드리기는 미리 반마다 교육을 시켰다”며 “이렇게 학생들이 학교가 아닌 운동장에서 입시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마련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 선생님은 이어 “황금사자기 결승 응원은 학생들에게도 특별한 추억이 될 것이다. 매년 천안북일고가 결승에 올라 하나의 학교 축제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반면 3루쪽 응원석을 가득 메운 충암고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무적충암’을 외치며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 넣었다. 충암고 역시 응원 중간 어깨동무와 파도타기로 단합된 모습을 선보였고, 소녀시대 ‘Gee’, 싸이의 ‘챔피언’ 등 최신가요를 틀며 더욱 흥을 돋구었다.
게다가 1회말 공격에서 김우재와 김기남의 적시타로 먼저 3점을 뽑자, 충암고 응원석의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목이 터져라 응원하던 임진환(1학년) 학생은 “처음에는 입장료와 차비에 대한 부담이 컸지만, 막상 운동장에서 응원을 하니 전혀 아깝지 않은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 뿐만 아니라 수많은 동문들도 경기장을 찾아 뜨거운 모교 사랑을 실천했다. 후배들의 선전을 바라보며 뿌듯해 하던 18회 충암고 졸업생 서정선(40)씨는 “예전보다 학생들의 응원문화가 많이 자유로워지고 성숙된 것 같다. 또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젊음의 패기는 다름없어 보여 보기 좋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황금사자기 특별취재반
고영준 기자 hotbase@donga.com
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사진=하정탁 대학생 인턴기자
문자중계=박형주 대학생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