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코트 위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 어차피 패배는 시즌 종료를 의미했기에 체력을 아끼고 몸을 사릴 이유가 없었다. 선수들은 40분 내내 거친 숨을 토해내며 굵은 땀을 쏟았다.
팬들도 그런 선수들과 함께 호흡했다. 경기 시작 1시간 전에 5396명의 관중이 몰려들어 객석과 통로까지 가득 찼다. 체육관을 무너뜨릴 듯한 함성으로 경기 감독관이 갖고 있는 소음 측정기 수치는 공항 활주로 수준인 120데시벨까지 올라갔다.
5일 전주에서 열린 KCC와 전자랜드의 6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최종 5차전. 앞선 1∼4차전에서 진흙탕 싸움이라는 오명을 들었던 양 팀은 막판까지 불상사 없이 치열한 접전만을 펼친 끝에 높이의 우세를 앞세운 KCC가 95-88로 이겼다.
KCC는 3승 2패로 전자랜드를 따돌리며 2년 연속 4강 플레이오프에 올라 8일 원주에서 동부와 1차전을 치른다. 허재 KCC 감독은 “부상자가 많이 나와 힘들었지만 정신력으로 이겨냈다. 4강에 직행한 동부와는 체력 부담이 되겠지만 멋진 경기를 하겠다”고 4강전을 다짐했다.
‘소리 없이 강하다’는 별명과 달리 4차전 때 35세 동갑인 전자랜드 서장훈과 판정을 둘러싼 언쟁까지 벌였던 KCC 맏형 추승균은 전반에 19점을 집중시킨 것을 포함해 28점을 터뜨렸다. 누나 하은주(신한은행)와 부모님의 응원을 받은 하승진은 15득점, 9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켰다.
전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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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김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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