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동지가 오늘은 적이 되어 만났다.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었던 태극전사들이 소속 팀으로 돌아왔다. 돌아온 영웅들의 희비는 개막전부터 엇갈렸다. 투수는 울었고 타자는 웃었다.
WBC에서 일본전에서만 2승을 챙기며 ‘의사(義士)’ 별명을 얻은 봉중근(LG)은 4일 삼성과의 대구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8안타 2실점(1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베네수엘라와의 준결승에서 메이저리거가 즐비한 강타선을 잠재웠던 윤석민(KIA)도 두산과의 경기에서 5이닝 동안 8안타 6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반면 WBC에서 만장일치로 올스타에 뽑혔던 한화 김태균은 4일 2루타 1개를 포함해 3타수 2안타 2득점으로 4번 타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동료 이범호도 8회 승리를 자축하는 2점 홈런을 터뜨리며 8-2 대승을 이끌었다. 롯데 강민호는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1-2로 뒤진 7회 상대 선발 마일영을 상대로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롯데의 3-2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두산 김현수도 멀티 히트를 치며 KIA와의 경기에서 7-5 승리를 도왔다.
하지만 김태균과 강민호는 5일에는 각각 4타수 무안타,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범호는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지만 팀이 SK에 2-5로 져 빛이 바랬다. 2연승을 달린 두산 김현수는 2타수 1안타.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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