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의 변화는 개막 이후 국내 무대에서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5일 대구 LG전. 삼성 3번째 투수 권혁이 8회초 선두타자 이진영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자 정현욱이 마운드에 올랐다. 3루쪽 삼성 관중들은 함성을 지르며 박수로 그의 등판을 반겼다. 대구구장에는 곧바로 ‘정현욱 응원가’가 울려퍼졌다.
‘노예∼ 노예∼ 노예∼ 노예∼ 삼성의 정현욱 오셨네∼’. 캐롤 ‘저들밖에 한밤중에’에서 나오는 ‘노엘∼ 노엘∼ 노엘∼ 노엘…’ 후렴부분을 개사해 만든 응원가 ‘노예송’이었다.
정현욱은 경기 후 “창피해서 구단 직원들에게 팬들이 부르지 못하게 막아달라고 했는데”라면서 얼굴이 붉어지도록 웃었다. 멋진 별명 다 놔두고 자신에게는 왜‘노예’라는 별명이 붙는지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그래도 일찍이 누려보지 못한 유명세를 실감하는 ‘국노’는 기분이 좋단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