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부진 김광현 ‘KIA 보약’ 원기 회복
‘일본 킬러’ 명성은 잠시 접었지만 ‘KIA 킬러’ 자리는 지켰다. SK 김광현이 시즌 첫 등판에서 승리를 챙겼다. 지난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김광현은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큰 기대를 받았지만 부응하지 못했다. 컨디션이 계속 좋지 않아 4일 SK와 한화의 홈 개막전 엔트리 명단에서는 아예 빠졌다.
SK 김성근 감독은 7일 KIA와의 광주 경기에 김광현을 선발로 내보냈다. 빨리 자신감을 회복하라는 무언의 메시지였다. 김광현은 지난 시즌 KIA를 상대로 4승 무패에 평균자책 0.53을 기록했다.
출발은 불안했다. 김광현은 1-0으로 앞선 1회 2사에서 최희섭에게 역전 2점 홈런을 맞은 데 이어 1-2로 뒤진 3회 다시 1점을 내줬다. 하지만 SK는 4회 정근우의 3루타로 1점을 추격한 뒤 박정권의 2점 홈런이 터져 4-3으로 승부를 뒤집은 뒤 경기를 마쳤다. 김광현은 7이닝 동안 삼진 8개를 포함해 5안타 3실점(2자책)하며 첫 승을 올렸다.
○김현수-김태균-브룸바 ‘홈런 폭발’
두산과 한화는 대전에서 올 첫 연장(12회) 접전 끝에 7-7로 비겼다. 지난해까지는 끝장 승부를 봤지만 올 시즌에는 12회까지만 경기를 한다. 지난해 타격왕 두산 김현수는 0-5로 뒤진 4회 솔로, 1-5로 뒤진 6회 2점 홈런으로 프로 데뷔 첫 연타석 홈런을 기록하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승리의 기쁨을 누리지는 못했다. 지난해 홈런왕 한화 김태균은 3회 2점포로 첫 홈런을 신고했다.
히어로즈와 삼성의 목동 경기에서는 안타 15개씩을 주고받는 화끈한 타격전 끝에 홈런 3개를 터뜨린 히어로즈가 10-8로 이겼다. 클리프 브룸바는 6-8로 뒤진 6회 역전 3점포로 시즌 2호 홈런을 장식했다. 이날 4개 구장에서는 11개의 홈런이 쏟아졌다.
○LG ‘짧아진 잠실 외야’ 덕 봤다
LG는 잠실에서 선발 심수창이 6과 3분의 1이닝 동안 6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데 힘입어 롯데를 3-1로 꺾고 2패 뒤 첫 승을 거뒀다. 권용관은 2-1로 앞선 8회 쐐기 솔로 홈런을 때렸다. 타구는 LG의 홈경기에서만 설치되는 기존 담장과 이동식 외야 담장 사이의 ‘엑스존’에 떨어졌다. LG는 “펜스까지 거리가 길어 다른 구단에 비해 불리하다”는 김재박 감독의 요청에 따라 시즌을 앞두고 기존의 담장(중앙 125m·좌우 100m)을 4m 앞당겼다.
SK와 KIA의 경기에서는 올 시즌 처음으로 도입한 비디오 판독으로 홈런 결정이 나왔다. 2-3으로 뒤진 4회 1사 3루에서 SK 박정권의 타구가 오른쪽 폴 위를 지나 야구장 밖으로 떨어지자 KIA 조범현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의뢰했다. 결과는 홈런이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