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감독은 취재진과 얘기를 나누고 있던 김 감독 앞에 불쑥 나타나 공손히 허리를 숙이며 예의를 갖췄다. 김 감독도 적장이지만 첫 맞대결을 앞두고 인사를 온 조 감독에게 먼저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를 즈음, 조 감독이 어렵게 한 마디 꺼냈다. “왜 하필 저희 게임에 (김)광현이를….” ‘KIA 킬러’로 지난해 큰 아픔을 줬던 김광현이 문학 개막 2연전에 나오지 않고 이날 KIA전 선발로 나온 것을 떠올렸던 모양.
한 동안 멋쩍은 웃음을 짓던 김 감독은 ‘안 되겠다’ 싶었는지 한 마디 했다. “(광현이가)안 좋아.” 조 감독 방문 직전,“오늘 광현이 괜찮을 거야”라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광주|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