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 스포츠 클럽] 야구장 인프라 개선하려면 악법 바꿔야

  • 입력 2009년 4월 8일 07시 57분


프로야구 개막 2연전은 관중 동원 면에서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경기진행의 스피드업까지 시도되면서 상큼한 출발을 보였다. 역대 개막전 최다 관중 운집(9만6800명)은 잠실·문학·사직·대구구장의 만원사례와 함께 3만명 전후의 관중 수용능력이 가능한 3개 구장에서 펼쳐졌기에 가능했던 기록이다.

만일 삼성, 한화, KIA, 히어로즈가 내년도 개막전을 홈에서 치른다면 만원사례를 이루어도 수용규모 탓에 5만명을 넘길 수 없다. 낡은 구장시설과 함께 규모면에서 4개 구단은 불리한 여건 속에 운영을 해야만 한다.

이런 불균형이 존재하기에 홈팀이 원정팀에 입장수입의 28%를 지불하는 구조가 상존하고 있다. 물론 발전의 저해요소로 지적되어온지 오래다. 매년 큰 적자 속에 운영되고 있는 프로구단들을 절망감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인프라 문제 해결의 중요성은 그 시발점이라는 측면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룹의 홍보효과 가치는 보는 시각에 따라 차이가 있고 내수비중이 큰 그룹이라면 몰라도 세계무대를 상대로 하는 대부분의 그룹은 눈에 보이지 않는 홍보효과보다 계수상으로 드러난 구단의 적자에 더 민감하기에 구단 관계자들은 그룹 고위층의 눈치보기에 급급한 게 현실이다.

즉, 그룹 내에서 환대 받고 각광 받는 회사가 아니라 만성적자회사로 큰 소리 한번 못 치면서 성적마저 나쁘면 쥐구멍에라도 찾아 들어가고 싶은 현실은 비록 야구뿐만 아니라 다른 프로 종목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발전지향적인 투자 요청은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돔구장뿐만 아니라 낡은 구장의 신축문제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오랜 염원이 실현될 수 있도록 이번 기회에야말로 야구계가 모든 역량을 경주해야 한다. 정상적인 구단 운영에 따른 팬서비스 향상과 선수들의 처우 개선의 시발점도 성공적인 인프라 구축 여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몇 차례 공약(空約)으로 끝난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행정당국뿐만 아니라 입법부에서 걸림돌이 되고 있는 악법들을 개정해 주어야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다.

야구계는 그런 면에서 현역 국회의원인 신임 강승규 대한야구협회장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이미 강 회장이 의지를 밝혔지만 이번 기회만큼은 여당·야당 구별 없이 올바른 선택과 법개정 등에 적극성을 보여주여야 할 것이다. 국회의원, 지자체장들이 지나치게 선거 때의 표를 의식해 조직화된 종목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잘못된 관행도 시정되어야 한다.

올해가 야구계와 비인기종목의 인프라 구축 기초를 다지는 원년이 되기를 팬들과 함께 기대해 본다.

야구해설가

오랜 선수생활을 거치면서 감독, 코치, 해설

생활로 야구와 함께 살아가는 것을 즐긴다.

전 국민의 스포츠 생활화를 늘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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