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범호(사진)는 WBC로 ‘국민적 스타’로 올라섰다. 특히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9회말 2사후 극적인 동점 좌전적시타를 때려내면서 국민들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선사했다. 한화 팬들 사이에서 불려지던 ‘꽃범호’라는 별명은 전국 방방곡곡으로 화사하게 퍼져나갔다.
그러나 유명해지다보니 필연적으로 피곤한 상황도 부수적으로 뒤따라온다. 여기저기서 사인 요청을 하고, 식사 한번 하자는 요구가 줄을 잇는다.
그는 “WBC를 치른 뒤 개막전을 하다보니 사실 몸이 100경기쯤 치른 것 같다”면서 “지금은 무조건 휴식이 최고다. 친구가 밥 먹자고 해도 거절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래도 사인요청까지 물리칠 수는 없는 노릇. 이날도 덕아웃에서 공인구에 정성스럽게 사인을 하던 그는 “최근 하루에 사인을 1000번을 한 적이 있다. 못 믿겠지만 정말이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면서 한마디 덧붙였다. “지금도 내가 사인하는 것이 아니라 팔이 저절로 하고 있는 것이다”고. “사인을 너무 많이 하다보니 이젠 손에 펜만 쥐어지면 나도 모르게 자동적으로 사인을 하고 있다”는 너스레에 주변은 웃음바다가 됐다.
대전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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