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NH농협 2008-2009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이 열린 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은 긴장감이 가득했다.
부담없이 4차전(11일)을 맞이하기 위해 꼭 이겨야 했던 승부. 웃은 쪽은 2000여 홈 팬들의 성원을 업은 흥국생명이었다. 세트스코어 3-1.
경기를 앞두고 어창선 흥국 감독대행은 “상대는 데라 크루즈에 공격이 쏠린다. 필요할 때 블로킹 한 개씩 성공하고, 전체 10개만 돼도 이길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이성희 GS 감독도 “2차전 때 다른 선수들의 합계 점수보다 데라 크루즈 개인의 포인트가 많았다”고 편중된 팀 공격을 불안해했다.
아니나 다를까. 어 감독대행의 말마따나 모든 게 흥국의 의도대로 풀렸다. GS의 공격은 데라 크루즈에 의존됐고, 흥국은 고비마다 블로킹이 터졌다. 3세트까지 양 팀은 나란히 블로킹 8득점씩 뽑을 정도로 높이에서 대등했다. 실제로 흥국은 블로킹만으로 11점을 냈다. 특히, 흥국 카리나는 2세트 흐
름을 바꾼 13-13 동점을 가로막기로 엮었고, 4세트 4-1로 스코어를 벌린 것도 김혜진의 적시 블로킹에서 비롯됐다.
기본기도 흥국이 앞섰다. GS는 최근 이틀간의 휴식기 동안 서브·리시브를 강화하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한 번 꺾인 흐름은 되돌릴 수 없었다.
GS는 4세트 듀스를 만들었으나 데라 크루즈가 네트 터치와 오픈 공격 실패를 내리 범해 고배를 들었다. 흥국은 ‘쌍포’ 카리나와 김연경이 각각 32점, 26점을 뽑은 반면, GS는 우려대로 데라 크루즈만 33점을 올렸을 뿐 김민지(14점), 배유나(6점) 등 다른 선수들의 부진이 뼈아팠다.
천안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