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과 GS칼텍스가 격돌한 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 한 가지 특징이 있었다. 바로 양 구단 임원진과 감독들이 한결같이 모기업의 상징인 핑크빛과 초록빛 넥타이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 일종의 ‘기싸움’이었다.
이번 경기를 위해 FC서울과 산둥 루넝(중국)의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경기를 지켜본 뒤 이날 오전 귀국하자마자 천안으로 내려온 한웅수 GS단장은 “우리 선수들에게 ‘기’를 불어넣기 위해 녹색 넥타이를 맸다”며 들뜬 표정을 지었다. 항상 정장 차림의 한 단장이지만 녹색 넥타이를 본격적으로
맨 것은 올 시즌 챔프전이 시작됐을 때부터.
홈 팀 흥국생명도 만만치 않았다. 체육관을 찾은 팬들에게 ‘흥국생명’이라고 적힌 핑크색 테두리의 플래카드를 제공한 흥국생명 관계자들도 분홍빛 넥타이를 목에 맸다. 심지어 장내 아나운서들까지 유니폼 상의를 분홍색으로 통일할 정도. 양 팀 감독들도 흰 와이셔츠에 각각 팀 특색에 맞는 넥타이
를 매고 있었다.
특히, 어창선 흥국 생명 감독대행은 이번 챔프전을 앞두고 선수들로부터 선물받은 20만원 상당의 고급 넥타이를 맸다. 이효희와 한송이가 먼저 동료들에게 제안해 ‘깜짝 선물’이 주어졌다는 후문. 어 감독대행은 “이 넥타이로 1승1패를 했다. 오늘이야말로 넥타이 효능을 알 수 있지 않겠느냐”고 미소
를 지었다.
천안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