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논평입니다.
제목은 '쌍용차가 사는 길'. 박영균 논설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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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으로 올해 초 법정관리를 신청한 쌍용자동차가 살아날 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쌍용자동차는 8일 전체 인력의 36%인 2600여명을 감원하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노조가 반발하고 있고 자동차 판매는 여전히 부진합니다.
외환위기 때 기아자동차의 생존 여부가 우리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컸던 것처럼 쌍용자동차의 미래도 매우 중요합니다. 직원만 7100여명이고 협력업체는 1차 업체가 250여개, 2차 3차 협력업체까지 합치면 1000개가 넘습니다. 쌍용차가 문을 닫으면 수십만 명의 생계가 타격을 입고 공장이 있는 평택 인근의 경제는 크게 휘청거릴 것이 분명합니다. 쌍용자동차의 독자 생존 여부를 자동차 업계는 물론 경제계 전체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외국에서도 쌍용차의 처리과정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과거 기아자동차를 처리할 때처럼 질 질 끌기만 한다면 우리 경제의 해외신인도는 떨어질 것입니다. 무리하게 자금을 지원해 살리려고 한다면 해외에서 반덤핑혐의 등으로 우리 자동차 수출이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쌍용자동차가 살아나기 위해선 쌍용차 노사와 채권단 그리고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서로 양보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국내 자동차 판매가 부진하고 해외 시장에서도 수출이 상당 기간 회복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쌍용차 노사는 더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을 수 없는 처지입니다.
쌍용차는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판매나 수출이 경쟁회사보다 더 부진합니다. 작년에 2270여억 원 적자를 냈고 올해 1분기 판매는 작년에 비해 70%나 줄어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감원에 반대만 하는 것은 회사를 살리는 길이 아닙니다.
전 세계 자동차 판매가 금융위기 전인 2007년 수준을 회복하려면 최소한 10년 이상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 전문가 그래미 맥스턴은 한국과 일본의 자동차 수요는 위기 이전 수준으로 절대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그렇다면 해답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과감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세계 자동차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자 일본에서는 도요타자동차에게 자동차 이외에 다른 곳에 투자하라는 주문도 나오고 있습니다. 쌍용자동차도 경영진이 기존의 차종을 고집하고 노조가 억지 버티기로 일관한다면 희망이 없습니다. 쌍용차 노사의 분발을 촉구합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