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오픈서 프로 첫 승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등록 선수 명단에는 이정은이 7명이 있다. 하도 동명이인이 많다 보니 협회는 정회원 5명의 이름 뒤에는 1∼5의 숫자를 부여해 구분하고 준회원 두 명에게는 태어난 해를 붙였다. 만약 이정은이 우승이라도 한다면 어떤 이정은인지 헷갈릴 만하다.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10일 제주 라헨느골프장에서 끝난 KLPGA투어 아시아투데이 김영주골프오픈 최종 3라운드. ‘이정은5’(21·사진)는 5언더파 67타를 몰아쳐 합계 6언더파 210타로 김보경(던롭스릭슨)을 1타 차로 제치고 2006년 프로 데뷔 후 첫 승을 거뒀다. 2007년 KLPGA투어에 뛰어든 그는 전날 선두에게 4타 뒤진 7위였지만 버디 6개에 보기는 1개로 막아 역전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이정은5’로 등록돼 있어 별명이 ‘파이브’로 불린다는 이정은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캐디를 맡아주시던 아버지가 갑상샘 항진증으로 투병 중이어서 엄마가 대신 백을 메어 주셨다. 고생하시는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며 눈물을 흘렸다.
선두로 출발한 아마추어 국가대표 김세영(대원외고)은 13번홀(파4)에서 드라이버 티샷이 270야드나 날아가면서 페어웨이를 가로지르는 카트 도로에 맞고 OB 구역으로 떨어져 트리플 보기를 해 결국 3위(4언더파 212타)로 내려앉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