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류현진, 롯데전 8K 2실점 쾌투 2승째
LG가 4-5로 뒤진 9회 1사 만루. 4번 타자 로베르토 페타지니(사진)가 타석에 들어섰다. 1, 4회 삼진으로 맥없이 돌아섰지만 6, 8회 ‘X존’(기존 담장과 4m 앞당긴 임시 담장 사이)에 떨어지는 연타석 솔로 홈런을 터뜨렸던 그는 마지막으로 찾아온 기회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전날까지 2세이브를 올렸던 두산 새 마무리 이용찬의 4구째 시속 146km짜리 가운데 직구를 놓치지 않았다. 130m를 날아간 타구는 ‘X존’을 훌쩍 넘어 오른쪽 외야석 상단에 꽂혔다. 3연타석 홈런. 스코어는 8-5로 뒤집혔고 경기는 끝났다.
28년 역사의 프로야구에서 끝내기 만루홈런이 나온 것은 이번이 13번째. 하지만 동점이 아닌 뒤진 상황에서 역전 끝내기 만루홈런이 터진 것은 1995년 이동수(삼성)와 2002년 김응국(롯데)에 이어 페타지니가 세 번째다. 페타지니는 지난해 5월 LG에 합류해 타율 0.347에 7홈런을 기록했다.
홈팬 앞에서 ‘이보다 짜릿할 수 없는’ 역전승을 거둔 LG는 2연승을 달리며 3승 3패로 5할 승률을 맞췄다. 두산은 3승 2패 1무를 기록했지만 올 시즌에는 무승부를 패로 계산하기 때문에 두 팀의 승률(0.500)이 같아져 공동 2위가 됐다.
SK는 4연승을 달리던 히어로즈를 16-4로 대파했다. 전날까지 5경기에서 팀 홈런이 1개에 그쳤던 SK는 이날 1회 김재현의 3점포 등 5개의 홈런을 쏟아냈다. 한화는 에이스 류현진이 7과 3분의 1이닝 동안 3안타 2실점으로 호투한 데 힘입어 롯데를 8-3으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지난해 3월 29일 대전 경기 이후 롯데전 4연패에서 탈출한 류현진은 개막전에 이어 2승째를 챙겼다.
이날 4경기에서는 16개의 홈런이 쏟아졌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타고투저’ 현상이 뚜렷하다. 이날까지 24경기에서 52개의 홈런이 나왔다. 경기당 2개가 넘는다(2.17개). 지난해에는 504경기에서 646홈런이 나와 평균 1.28개였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