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코! 안젤코!” 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3차전이 열린 10일 대전 충무체육관은 삼성화재 안젤코 추크(43득점)를 연호하는 목소리로 가득했다. 삼성화재는 안젤코의 원맨쇼에 힘입어 현대캐피탈에 3-1(26-28, 25-22, 25-20, 25-21)로 역전승했다. 삼성화재는 2승(1패)을 먼저 올리며 2년 연속 챔피언 등극에 1승만 남겼다.
2차전에서 현대캐피탈의 장신 벽(블로킹 21점)에 무너진 삼성화재는 3차전에서는 달랐다. 끈끈한 수비가 돋보였고 팀 공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안젤코의 고공 강타가 살아났다. 삼성화재는 안젤코 때문에 울다 웃었다. 안젤코는 1세트에 6득점에 머물렀다. 공격 성공률은 30.8%에 그쳤다. 듀스 접전 끝에 현대캐피탈 임시형의 시간차 공격과 박철우의 터치아웃 득점을 허용하며 26-28로 내줬다. 하지만 2세트부터 안젤코의 융단 폭격이 시작됐다. 안젤코는 23-21로 쫓긴 상황에서 오픈 공격을 성공시킨 데 이어 24-22에서는 강력한 백어택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2세트에서만 16점을 올렸다. 올 시즌 개인 한 세트 최다 득점 타이 기록.
안젤코는 3세트에도 거침이 없었다. 앞에서는 오픈 공격, 뒤에서는 백어택 스파이크를 날리며 현대캐피탈의 넋을 뺐다. 코트 밖으로 날아가는 공을 몸을 날려 받아내기도 했다. 삼성화재는 안젤코가 3세트에 10득점, 4세트에 11득점을 올리는 활약으로 짜릿한 역전극을 마무리했다.
안젤코의 43득점은 역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 종전 기록은 지난해 4월 10일 현대캐피탈전에서 자신이 세운 39득점. 안젤코는 “터치아웃을 시킨다는 생각으로 공격했다. 수비에도 신경을 쓴 게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안젤코는 1세트에 범실이 많았지만 그를 계속 믿은 결과 제몫을 해줬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안젤코의 공격에 수비진이 우왕좌왕했다”며 혀를 찼다. 4차전은 12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대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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