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1회부터 쉽게 승기를 잡는 듯 했다. 이종욱의 좌중간 안타에 이어 2번 임재철이 ‘엑스존’에 떨어지는 2점홈런을 터뜨렸고, 4회에도 손시헌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보탰다. 6회에는 김현수와 최준석이 나란히 비거리 125m짜리 대형 솔로포를 쏘아올리며 선발 정재복을 넉다운시켰다.
하지만 LG 4번 페타지니가 두산 이재우를 상대로 ‘엑스존’ 연타석 홈런을 때려내며 4-5 추격.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았다. 그리고 9회말 선두타자 최동수의 좌익선상 2루타와 두산의 실책, 볼넷을 묶어 만든 1사 만루에서 또다시 페타지니의 끝내기 그랜드슬램이 터졌다. 3연타석 홈런.
이날 나온 홈런 7개는 1997년 이후 잠실에서 나온 최다 홈런 기록이다. 3개의 홈런 타구가 떨어진 ‘엑스존’ 덕을 본 셈이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채태인 속죄 장외포…삼성, KIA 잡고 3연패 탈출
○삼성 5-2 KIA(광주)
1-0으로 앞선 삼성의 3회초 공격. ‘고졸 신인 돌풍’의 주역 김상수가 2사 후 프로 16년차의 베테랑인 KIA 선발 이대진에게서 좌익선상으로 흐르는 2루타를 뽑아내면서 흐름이 삼성으로 기울었다. KIA 입장에서는 투수에게 유리한 2-1의 볼카운트를 좀더 살렸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 양준혁의 1타점 우전적시타-강봉규의 우전안타-이대진의 폭투(양준혁 득점)-채태인의 스트레이트 볼넷-박석민의 1타점 좌익선상 2루타가 쉼 없이 이어져 삼성은 4-0으로 달아날 수 있었다. KIA는 1-4로 뒤진 8회 김종국-이종범의 연속안타로 무사 1·3루 기회를 잡았지만 김원섭의 4-6-3 병살타로 한점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삼성 마무리 오승환은 1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뒤늦게 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다. KIA 김상훈은 3회 18타수째 만의 시즌 첫 안타를 좌월솔로홈런으로 신고했다.
광주 |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홈런 5발·21안타 비룡, 히어로즈 마운드 맹폭
○SK 16-4 히어로즈(목동)
선발 매치업은 히어로즈의 우위로 예상됐지만 1회 시작하자마자 기대를 빗나갔다. 선발 김수경은 원 아웃도 못 잡고 SK 3번타자 김재현에게 3점홈런을, 이어 박정권에게도 솔로홈런을 맞았다. SK는 6회를 빼놓고는 매 이닝 점수를 뽑았다. 홈런은 총 5발이 나왔고, 21안타를 쏟아냈다. 경기 전 광주에서의 안이한 플레이를 사과하기 위해 김성근 감독을 찾은 정근우는 홈런 포함 6타수 4안타를, 나주환은 교체 출장해 홈런을 터뜨렸다. 박경완도 홈런 대열에 동참했다. 김 감독은 2회 병살 플레이 실수가 나오자 바로 모창민을 빼버리는 등 ‘독한 야구’를 거듭했다. SK 투수 중 가장 컨디션이 좋기에 전격 선발로 낙점된 좌완 고효준은 6이닝 2실점 11탈삼진으로 시즌 첫 승이자 2005년 7월22일 사직 롯데전 이후 첫 선발승을 거뒀다. 고효준은 경기 직후 “가슴이 미어진다”란 말로 감격을 표시했다.
목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꽃범호 솔로포 작렬…부산갈매기 사사구 9개 허용 자멸
○롯데 3-8 한화(대전)
투수전으로 예상되던 경기는 실책으로 균열이 생겼다. 한화는 2회 이범호가 ‘왕뚜껑 홈런존’으로 넘어가는 시즌 2호 솔로홈런을 날려 선취점을 뽑은 뒤 3회 선두타자 강동우의 2루타로 다시 찬스를 잡았다. 이어 이영우의 평범한 타구를 롯데 유격수 박기혁이 1루에 공을 높게 던지는 실책을 범했다. 1사후 김태균의 1타점 좌익선상 2루타가 터졌고, 계속된 1사 2·3루서 롯데는 이범호를 고의4구로 걸러 만루책을 썼지만 김태완의 밀어내기 사구가 이어졌다. 그리고 송광민의 타구를 중견수 전준우가 판단미스로 1타점 중전 적시타로 만들어주면서 스코어는 4-0으로 벌어졌다. 한화는 4회에도 오선진의 솔로홈런을 시작으로 4점을 뽑아냈다. 무사 1·2루에서 디아즈의 타구를 중견수 전준우가 뒤로 빠뜨린 것이 결정타였다. 11안타를 내준 것보다 9사사구 허용이 더 뼈아프게 다가왔다.
대전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화보]페타지니 끝내기 그랜드 슬램… LG, 짜릿한 역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