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다운] “진우야 축하해” 선배 김경문의 포용력

  • 입력 2009년 4월 11일 08시 16분


10일 잠실구장. LG와의 경기를 앞둔 두산 김경문 감독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발신자는 한화 송진우. 전날 대전 두산전에서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3000이닝 투구의 대기록을 작성한 주인공이었다.

“직접 얼굴을 보고 얘기하지 못해 미안하다.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덕담을 건넨 후 통화를 마친 김 감독은 “아마도 전무후무한 기록이 될 것이다. 19세의 고졸 괴물 투수가 부상 없이 20년을 꾸준히 뛰어도 달성하기 힘든 기록 아니냐”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또 “나도 서른넷까지 버티고 말았는데, 40대 중반까지 야구를 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몸이 부드러운 사람이 오래 던진다는 사실을 후배들도 알았을 거다. 단순히 잘 던지기만 한 게 아니라 번트수비도 얼마나 잘하나”라고 칭찬했다.

그렇다면 송진우는 왜 갑자기 소속팀 감독도 아닌 김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을까. 김 감독이 먼저 축하 선물을 보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개인이 아니라 야구인으로서 축하해줬어야 했는데 미처 만나보지 못하고 올라왔다. 그래서 난(蘭)을 하나 보냈다”고 털어놨다. 다른 팀 선수의 대기록이라도 야구계 선배로서 함께 나누고 싶다는 포용력이었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사진 ㅣ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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