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씽 스페셜] 벌써 52개…이유있는 홈런 풍년

  • 입력 2009년 4월 11일 08시 31분


야구의 꽃은 역시 홈런이다. ‘홈런왕은 캐딜락을 타고, 타격왕은 포드를 몬다’는 야구계 속설처럼 팬들은 홈런에 열광한다. 비록 개막 후 1주일밖에 안 흘렀지만 2009시즌 초반 유독 구장마다 홈런이 넘쳐나고 있다.

10일 전국 4개 구장에서는 무려 16방이 터졌다. 잠실 7개, 목동 5개, 대전 2개, 광주 2개였다. 10일까지 24경기를 치르는 동안 모두 52홈런, 경기당 평균 2.13개다. 총 504경기에서 646개, 경기당 평균 1.28개에 불과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큰 폭의 상승세다. 시즌 초반 일반적인 ‘투고타저’의 양상과도 어긋나는 현상이다. 왜 이처럼 올 시즌 초반 홈런 풍년 조짐이 일고 있을까.

○잠실구장의 낯선 풍경 ‘X존’이 발원지?

10일 잠실 두산-LG전에서는 홈런 7방이 쏟아졌다. 두산 김현수 임재철 최준석과 LG 조인성 페타지니(3개)가 경쟁적으로 대포를 가동했다. 이 가운데 페타지니의 2홈런과 임재철의 한방은 올 시즌 LG의 홈경기 때만 설치되는 ‘X존’, 일명 ‘김재박존’으로 넘어갔다. 잠실에서는 7일과 8일에도 각각 LG 권용관과 롯데 강민호가 ‘X존’에 홈런을 꽂았다. 10일까지 잠실에서는 12방의 홈런이 터져 경기당 평균 2개가 넘는 페이스다. 126경기에서 123개로 경기당 평균 채 1개에 미치지 못했던 지난해와는 확실히 다르다. 또 올 시즌 잠실에서 LG(4경기)는 5방, 두산(3경기)이 4방을 쳤다. 지난해 두산과 LG는 잠실에서 똑같이 72경기씩을 치러 각각 37방과 31방의 홈런을 날렸다.

○목동구장은 새로운 홈런의 성지?

목동구장에서도 홈런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7-9일 삼성-히어로즈의 3연전 동안 9홈런, 10일 SK-히어로즈전에서 5홈런이 나왔다. 4경기 동안 벌써 14홈런이다. 지난해 목동에서는 모두 81방의 홈런이 나왔다. 벌써 지난해 대비, 17%에 이르는 홈런이 나왔다. 목동 3연전을 치르고 10일 광주에 도착한 삼성 선동열 감독은 “바람의 영향이 크다. 홈에서 외야쪽으로 강하게 바람이 불어 홈런이 양산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목동구장의 추이는 예의주시해볼 필요가 있다.

구장 효과와 더불어 최근 수년간 국내 선수들의 웨이트 트레이닝 양이 꾸준히 늘어난 사실도 무시할 수 없다. 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서도 입증된 국내 타자들의 기량 향상도 한가지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광주|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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