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전망은 전망일 뿐’이라고 항변해도, 올해처럼 빗나간 적은 없었다. 2009시즌 K리그 순위표를 보면 거꾸로 선 느낌이다.
우승 후보들의 이름표는 중하위권에 붙어있다. 시즌 초반 몇 가지 변수가 있긴 했지만 그래도 4라운드까지의 중간 순위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특히 수원 삼성의 최하위는 충격적이다.
○마수걸이 승의 주인공은
주말 5라운드, 수원 차범근 감독의 각오는 남다르다. 1무3패, 마수걸이 승리가 절실하다. 분위기 반전을 위한 승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12일 홈에서 맞붙는 상대는 98프랑스월드컵 사령탑 시절 선수로 데리고 있던 황선홍 감독의 부산 아이파크. 부산 또한 비슷한 처지다. 2무2패, 1승이 시급하다. 그래서 이번 일전은 벼랑 끝 승부다.
수원은 골 결정력 보완이 시급하다. 4경기서 단 2득점. 특히 3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경기 내용은 그런대로 괜찮다지만,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수원으로선 유구무언일 수밖에 없다. 부산도 광주전에서 2-1로 역전하고도 재역전을 당하는 등 막판 집중력 부족이 역력하다.
아울러 당시 인터넷 문자 중계에서 페널티킥을 3차례나 실축했다는 오보가 나오는 등 팀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지난 해 수원전에서는 2무2패. 다행이라면 막판 2경기에서 비겼다는 점이다. 또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정성훈의 골감각에 기대를 걸고 있다.
○홈 세리머니 볼 수 있나
성남이 가장 껄끄럽게 생각하는 팀은 포항이다. 2007년 8월25일 이후 6연패. 역대전적도 27승28무42패로 그야말로 천적이다. 그런데, 2무1패로 어려운 상황에서 또 만난다. 프랜차이즈 스타 신태용 감독은 홈 첫 승을 하면 호쾌한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8일 인천과의 컵 대회 때는 양복 안에 레슬링복을 입고 첫 승을 기원했지만, 무승부로 끝나 다음을 기약하고 있다. 포항의 벽을 넘는 것은 물론 신 감독의 세리머니를 볼 수 있을 지가 관전포인트. 1승3무의 포항도 만만한 상대 성남을 제물 삼아 상위권 도약을 노린다.
경남-대구-울산전 연속 무승부가 마음에 걸리지만, 주중 톈진과의 AFC 챔스리그에서 1-0으로 이겨 분위기는 상승세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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