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왕좌를 넘보지 마라”

  • 입력 2009년 4월 13일 02시 57분


“우리가 챔피언” 삼성화재 선수들이 1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라이벌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2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뒤 신치용 감독(위)을 헹가래치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우리가 챔피언” 삼성화재 선수들이 1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라이벌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2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뒤 신치용 감독(위)을 헹가래치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챔프전 2년연속 정상에

세터 최태웅 MVP 뽑혀

현대캐피탈 존 앤더슨의 스파이크가 코트 파란색 부분을 때리며 벗어났다. 삼성화재 선수들은 모두 코트로 달려 나가 서로 껴안았다. “4세트부터 서 있기조차 힘들었다”고 말한 신치용 감독의 무표정한 얼굴에도 환한 미소가 번졌다.

삼성화재가 12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안젤코 추크(19득점)와 고희진(14득점)의 활약으로 3-2(18-25, 25-20, 19-25, 25-20, 15-13)로 역전승했다. 3승 1패를 기록한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챔피언에 올랐다.

삼성화재는 1세트에서 위기를 맞았다. 3차전에서 43득점으로 역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득점을 기록한 안젤코는 5개의 범실을 저지르며 3득점에 그쳤다. “2세트마저 내준다면 진다고 생각했다”는 신 감독은 안젤코 대신 장병철(12득점)을 투입했다. 정규리그에서 활약이 미미했던 장병철은 안젤코의 빈자리를 훌륭하게 메웠다. 장병철은 “오늘 둘째 출산 예정일이어서 더욱 힘을 냈다”고 말했다. 그는 승부처였던 14-14 동점에서는 3번의 공격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10득점을 올렸다.

앤더슨(31득점)의 기세에 밀려 3세트를 내준 삼성화재는 4세트에서 30대 베테랑들의 투혼에 웃었다. 신선호(10득점), 손재홍(12득점), 석진욱(13득점)이 공격을 이끌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세트 9-9 위기에서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최태웅(2득점)의 손끝이 빛났다. 최태웅은 집중 견제를 당하고 있던 안젤코에게 공을 주기보다 속공으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최태웅은 “의식적으로 속공을 고집한 것은 아니었다. 선수들을 믿고 흐름대로 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경기 뒤 최태웅은 소망 하나를 밝혔다. “동기인 병철이, 진욱이와 함께 오래 뛰어서 은퇴도 같이 하고 싶어요.” 내년을 기약할 수 없는 30대 선수들이지만 올 시즌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대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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