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12점차 따돌려
동부 전창진 감독은 12일 전주에서 열린 KCC와의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모험에 가까운 용병술을 펼쳤다. 올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통틀어 처음으로 스타팅 라인업에 장신 선수 4명을 동시에 내보냈다. 평소 번갈아 베스트5로 나섰던 슈터 이광재와 강대협(이상 187cm)을 대신해 신인 포워드 윤호영(198cm)을 기용했다. 또 주전 가드 표명일을 빼고 식스맨 이세범을 먼저 투입했다. 4강전에서 경기 내용이 나빠 새벽까지 잠을 못 자며 고민에 빠졌던 전 감독이 새로운 선수 기용으로 분위기를 바꾸고 활로를 찾았다.
1, 2차전에서 평균 93점을 내줬던 동부는 탄탄한 수비와 속공이 위력을 떨치면서 87-75로 이겨 2승 1패로 앞서 나갔다. 남은 2경기에서 1승 만 챙기면 챔피언결정전에 오른다. 4차전은 14일 오후 7시 전주에서 열린다.
윤호영은 4강전 들어 평균 24.5점을 퍼부었던 KCC 대들보 추승균을 6점으로 봉쇄해 코칭스태프를 흐뭇하게 만들었다. 윤호영은 “팀에서는 승균이 형을 1쿼터에 4∼6점 정도만 내주라고 주문했지만 속으로는 아예 무득점으로 막아볼 각오였다. 바짝 붙어서 볼을 못 잡게 하거나 슈팅을 못 쏘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경기 초반 휴식으로 체력을 끌어올린 표명일은 2차전에서 3득점에 그친 부진에서 벗어나 13득점, 5어시스트를 올렸다. 2차전에서 KCC 하승진을 무리해서 수비하다 5반칙으로 물러난 동부 김주성은 이날 38분을 뛰면서 19득점, 9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켰다. 웬델 화이트도 전반에만 18점을 집중시킨 것을 포함해 28점을 터뜨리며 동부 공격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