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은 11일 골잡이 이상호를 불러 엄포를 놓았다. “최근 5경기에서 공격수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했는데 내일도 그러면 주전에서 빼겠다”고 겁을 줬다.
차 감독의 충격 요법이 효과를 발휘한 것일까. 이상호는 12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K리그 5라운드 홈경기에서 선제 결승골을 낚아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상호는 전반 28분 골 지역 오른쪽에서 에두가 띄워준 볼을 왼쪽에서 머리로 받아 넣어 네트를 갈랐다. 올해 울산 현대에서 수원으로 둥지를 옮긴 이상호의 이적 후 첫 골. 이상호는 그동안 K리그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등 5경기에 출전했지만 골 맛을 보지 못했었다. 지난해 K리그 챔피언으로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1무 3패의 부진을 헤매던 수원은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에두는 1골 1도움으로 승리를 거들었다.
차 감독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제자였던 황선홍 감독과의 사제 대결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황 감독도 2무 2패로 부진한 팀 분위기 탈피를 위해 승리가 필요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황 감독은 차 감독과 5번 만나 1승도 거두지 못하고 2무 3패로 열세를 보였다. 황 감독은 이날 한상운이 전반 40분 얻은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등 결정적인 골 찬스를 살리지 못해 아쉬움이 더 컸다.
광주 상무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광주는 후반 8분 터진 김명중의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인천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광주는 4승 1패로 승점 12를 기록해 이날 경기가 없는 전북 현대(10점)를 제치고 깜짝 선두에 나섰다. 지난해 3승 7무 16패로 4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광주는 골키퍼 김용대와 최성국, 김명중, 최원권 등 프로 출신 선수들을 앞세워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성남 일화는 11일 홈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3-1로 이겨 최근 1무 7패로 부진하던 포항 징크스를 털어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