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최준석(26)은 요즘 수염을 기르고 있다. 산만한 덩치에 얼굴도 산적 같은데 수염까지 기르니 옆에서 쉽게 말 붙이기가 거북스러울 정도.
몸매와 달리 여린 마음을 갖고 있지만 수염까지 길어 외모만 보면 그렇게 느끼기 십상이다.
더구나 수염은 관리(?)를 하지 않아 지저분한 느낌마저 준다. 14일 잠실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왜 안 깎느냐. 멋 부리는 것이냐’고 묻자, 덩치에 맞지 않게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다소곳한 말투로 답했다.
“겁 나요, 분위기 깨질까봐.” 타율이 3할을 훌쩍 넘고, 붙박이 5번 타자로 중용되는 등 시즌 초반 페이스가 좋은데 수염을 깎으면 부정 탈까하는 두려움 때문이란다.
그러면서 그는 살짝 모자를 벗고, “머리도 이렇게 지저분한데, 그냥 놔두고 있어요”라고 했다.
시즌 내내 타격감이 좋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다시 묻자, 그의 대답. “잘 안 되면 깎아야겠지만, 뭐 성적만 좋다면 수염이 땅에 닿아도 좋겠어요.”
잠실 |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관련기사]김성근 감독 “진영아 네가 가서 LG가 무서워졌어”
[관련기사]타고투저 왜? 김인식-선동열 “올핸 불방망이 쭉쭉”
[관련기사]만년 2인자의 ‘희망포’ 양준혁 최다홈런 타이
[관련기사]‘투진우’ vs ‘타준혁’… 기록의 사나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