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를 몰고 다니는 미셸 위(20·나이키골프)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의 규정에 반발하며 프로암에 불참해 파문이 일고 있다.
미셸 위는 15일 제주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에서 열리는 KLPGA 투어 롯데마트여자오픈에 초청 선수로 출전한다.
이에 앞서 14일 프로암에 출전할 예정이던 미셸 위는 전담 캐디를 동반할 수 없다는 KLPGA의 규정에 반발해 대회 출전을 하지 않았다.
공식 대회 전날 열리는 프로암은 후원사 등 주최사에서 초청한 아마추어 골퍼와 프로들이 한조를 이루는 친선 게임이다. 참가자 대부분이 대회 후원사의 관계자들로 협회로서는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이다. 협회는 스폰서들을 위해 마련된 프로암에서 일부 선수들이 코스 파악에만 열중하고 스폰서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오자 2006년부터 프로암에는 골프장에서 근무하는 공동 캐디만을 동반할 수 있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하지만 해외 투어에서 뛰다가 한국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은 생소한 코스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개인 캐디가 필요하고 세계 어디에도 프로암에 개인 캐디를 금지하는 곳은 없다며 협회 규정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
미셸 위도 14일 프로암을 앞두고 이 같은 주장을 하며 협회와 맞섰다.
협회가 이를 허용하지 않자 결국 미셸 위는 프로암에 출전하지 않았다. 아버지 위병욱 씨의 결정에 미셸 위가 따르는 모양새였다.
선수가 프로암에 무단 불참하면 그 대회에 출전할 수 없는 징계가 뒤따른다. 미셸 위 측에서 이 규정을 알면서도 버틴 것이다. KLPGA 소속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징계 받을 이유도 방법도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협회는 미셸 위에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예외 규정을 적용했다. 초청 선수로 출전한 만큼 불참이 아닌 출전 불허 형식을 취함으로써 대회 출전의 길을 터줬다. 규정에도 없는 사항을 즉석에서 만들어 협회 스스로 규정을 깨뜨린 것이다.
하지만 협회의 애매한 규제 적용은 다시 한번 논란이 일 전망이다.
2002년 강수연은 한솔레이디스오픈을 앞두고 예고 없이 프로암에 출전하지 않았다가 6개월 출전정지와 벌금 20만원의 중징계를 받았다. 강수연은 무단으로 출전하지 않았고 미셸 위는 협회가 출전을 허가 하지 않았다지만 프로암 불참에 따른 징계는 협회 규정대로라면 당연히 있어야 했다.
그러나 협회는 어물쩍 넘어갔다. 미셸 위가 없으면 홍보효과가 줄어들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회를 앞두고 주최 측은 미셸 위의 연습라운드 때 전동카트를 내주는 등 특별히 배려하며 신경을 썼다. 처음부터 특별대우를 해주면서 미셸 위의 기를 살려 준 셈이다. 일반 대회에서 선수의 연습라운드 때 전동카트를 내준 사례는 거의 없다. 물론 협회의 개인 캐디 금지 규정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지만 한국에서 처음으로 출전하는 KLPGA 대회이니 만큼 미셸 위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한국의 룰을 따라줬으며 더욱 좋았을 뻔 했다는 지적도 있다.
하여튼 잔치를 앞두고 협회나 주최사, 미셸 위 모두 스타일만 구겼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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