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새 외국인 투수는 카도쿠라 켄(36)이다. SK는 전임자 마이크 존슨을 퇴출한 지 하루 만인 14일, 카도쿠라와의 계약을 발표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통산 76승을 올린 카도쿠라는 대만 프로야구 최우수선수로도 뽑혔던 베테랑. 2006년에는 요미우리에서 이승엽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전지훈련 때부터 존슨을 탐탁치 않게 여겼던 김성근 감독은 카도쿠라가 시카고 컵스 마이너리그에서 방출되자 재빨리 데려왔다.
●제구력은 아시아 출신 투수가 한 수 위
카도쿠라는 2003년의 이리키 사토시(두산)와 모리 가즈마(롯데), 2006년의 시오타니 가즈히코(SK), 2008년의 다카쓰 신고(히어로즈)에 이어 일본인 선수로는 다섯 번째로 한국에서 뛰게 됐다. 김 감독은 “아시아 리그에서 뛴 선수들이 미국 선수들보다 제구력이 뛰어난 편이다. 타자들 성향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 타자들을 상대한 투수와 아시아 타자들을 상대한 투수는 확실히 차이가 있게 마련”이라고 했다. 정교하기로 유명한 일본 타자들을 경험한 투수라면 말할 것도 없다. 결과도 그랬다. 일본에서도 2군에만 있었던 모리를 제외하면 이리키와 다카쓰는 비교적 훌륭한 성적을 남겼다. 유일하게 타자였던 시오타니도 부상으로 짐을 싸기 전까지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용병도 이제 트리플A 1·2선발 급은 돼야
카도쿠라의 키는 193cm. 배구선수 못잖게 길쭉한 체형이다. 140km 후반대의 빠른 직구를 높은 타점에서 내리 꽂는다. 포크볼과 슬라이더도 쓸만하다는 평가. 하지만 김 감독은 “아직 직접 보지 않아 모른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한 가지는 강조했다. “아시아 야구가 많이 발전했다. 이제는 트리플A에서도 1·2 선발 정도는 돼야 국내에서 버틸 수 있다. 미국도 일본에서 좋은 투수들을 데려가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좋은 용병을 데려오려면 연봉 상한액(30만달러·4억원)을 없애고 아시아 쿼터제(아시아 출신 선수일 경우 외국인 엔트리로 제한하지 않는 제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카도쿠라는 15일 일본으로 재출국해 취업 비자를 발급받은 후 16일 입국할 예정이다. 선발 등판은 다음주 초로 예상된다.
문학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