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하라는 사인이 왔더라면 완전히 일어나서 고의4구를 유도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미심쩍었다면 벤치에 물어보기라도 했어야 됐다는 의견이었다.
역사는 짓궂게도 15일 KIA전에서 강민호에게 유사 상황을 만들어줬다. 차이가 있다면 이번엔 강민호가 타자로 들어섰다는 점.
0-0으로 맞서던 9회말 무사 1,3루. ‘정석’대로면 강민호를 고의4구로 내보내 만루작전을 펼 수 있었다.
그러나 투수 손영민-포수 김상훈 배터리는 승부를 걸었다. 풀카운트에서 손영민은 6구째에 시속 122km짜리 커브를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던졌다. 그러나 이 대담한 도발은 치명적인 패착으로 귀결됐다.
강민호는 이 볼을 제대로 잡아당겨 좌중간을 가르는 끝내기 안타로 연결시켰다. 공교롭게도 강민호는 작년 7월17일 사직 KIA전에서도 연장 10회 끝내기 안타를 뽑아낸 바 있는데 그때에도 투수는 손영민이었다. 당시 강민호의 일격에 힘입어 롯데는 연패를 ‘5’에서 끊을 수 있었다.
15일의 끝내기 안타도 값을 매길 수 없는 한 방이었다. 롯데는 연속이닝 무득점을 ‘20’에서 마감할 수 있었고, KIA 마운드의 26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도 깼다. 더불어 롯데(4승6패)는 KIA(3승7패1무)를 밀어내고, 꼴찌에서 벗어났다.
침체 기로에 섰던 롯데에 분위기 반전을 가져오게 된 주역으로 떠오른 강민호는 “KIA 선발 서재응 선배가 좋은 피칭을 해서 찬스 잡기가 어려웠다.
9회 무사 2루에서 홍성흔 선배가 볼넷을 얻어 출루했을 때 기회가 왔다고 느꼈고 ‘외야 플라이를 치겠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임했다.
최근 경기가 계속 안 풀렸는데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겠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