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는 이날 올 시즌 처음 5번 타자로 나섰다. 그동안 6번 타자로 네 번, 4번 타자로 두 번, 2번 타자로 한 번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외야 수비 위치가 바뀌거나 상대 투수가 오른손이냐, 왼손이냐에 따라 플래툰 시스템을 운용하는 경우는 많아도 매 경기 타순이 급변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송재우 Xports 해설위원은 잦은 타순 변동의 이유로 ‘클리블랜드의 초반 부진과 추신수의 좋은 타격감’을 꼽았다. 클리블랜드는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최하위에 처져 있다. 에릭 웨지 감독으로선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 웨지 감독은 추신수에게 믿음을 갖고 있다. 적시타가 필요할 때는 4∼6번에 넣고 득점 기회를 만들고 싶을 때는 2번으로 기용하는 식이다.
추신수는 2006∼2008년에도 1번을 제외한 모든 타순을 경험했다. 톱타자는 추신수가 가장 바라는 타순이지만 그레이디 사이즈모어의 몫이다. 올해도 추신수는 시즌 내내 ‘타순 시프트’를 할 가능성이 크다. 자리는 중요하지 않다. 전천후 기관차 ‘추추 트레인’은 어디에서든 안타를 뿜어낼 준비가 돼 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