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카페]둘로 갈라진 씨름協, 회장직 싸고 이전투구

  • 입력 2009년 4월 18일 02시 58분


대한씨름협회장 자리를 놓고 둘로 갈라진 씨름계가 급기야 회장을 따로 뽑는 지경에 이르렀다. 17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씨름협회 임시대의원 총회에서 남병주 대학씨름연맹 회장이 단독 출마했다. 참석한 대의원 10명은 만장일치로 남 회장을 38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이날 총회는 대한체육회가 승인한 총회로 절차상 하자는 없다.

하지만 속사정은 복잡하다. 신임 회장 선출을 위한 대의원 총회가 처음 열린 건 1월 23일. 37대 회장인 최창식 전 회장과 남 회장 등이 출마했다. 최 전 회장은 회장 출마 관련 협회 조항을 들어 “남 회장은 후보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최 전 회장은 단독 출마해 38대 회장으로 투표 없이 당선됐다.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2월 남 회장이 후보 자격이 있다고 판단해 총회를 다시 열어 회장을 뽑아야 한다고 밝혔다. 최 전 회장 측은 이에 반발해 1월 총회 결과를 인정받기 위한 ‘지위 존재 확인 소송’을 낸 상태다.

논란이 거듭된 끝에 지난달 24일 임시 총회가 열렸지만 또다시 욕설과 몸싸움이 난무하며 결론을 내지 못했다. 16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는 최 전 회장을 지지하는 대의원 11명이 모여 최 전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다시 선출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는 이를 승인하지 않았다. 최 전 회장 측은 남 회장이 당선된 17일 총회에 대해서도 무효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새 씨름 수장 선출은 지루한 법정 다툼이 예상된다. 이태현과 김경수가 돌아왔고 한국 주도로 창설된 세계씨름연맹은 씨름의 세계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씨름계의 속내는 모래알처럼 흩어진 모양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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