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윤석민 “내게 미끄러운 공을 달라”

  • 입력 2009년 4월 20일 08시 00분


KIA 에이스 윤석민(사진)은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다녀온 뒤 오히려 부진에 빠져있다.

베네수엘라와의 WBC 준결승에서 쟁쟁한 빅리거들을 상대로 6.1이닝 7안타 2실점으로 호투,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정작 국내로 돌아와서는 신통치 않은 모습이다. 이달 4일 두산과의 개막전부터 18일 잠실 LG전까지 그동안 3경기에 선발등판했지만 아직 승리 없이 패전만 2차례에 방어율은 6.00으로 에이스의 이름값을 무색케 하고 있다.

이런 윤석민을 두고 KIA 조범현 감독은 19일 “WBC 후유증을 겪고 있는 듯하다. WBC에 출전하느라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본인의 리듬에 맞춰 훈련하지 못해 아직 볼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스스로는 최근의 피칭 페이스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그는 “부진을 크게 의식하지는 않는다. 볼의 구위 자체가 나쁘지는 않으니까 시간이 흐르면 괜찮아질 것이다”라며 개의치 않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한편으론 색다른 자가진단을 내놓았다. 윤석민은 “WBC 공인구는 미끄러워서 변화구 구사에 유리했다. 특히 투심패스트볼이 잘 먹혔는데 타자 앞에서 잘 떨어져 재미를 많이 봤다. 변화구는 손에서 공이 살짝 미끄러지는 느낌이 나야 한다”며 “그런데 국내 공인구는 직구를 던지기에는 좋은데 변화구는 어렵다. 투심을 던져도 공의 궤적과 스피드가 직구랑 똑같다”고 밝혔다.

조범현 감독은 그동안 KIA 선발진을 6인 로테이션 체제로 꾸려왔다. 6일 휴식 후 등판이라 선발진의 등판일은 자연스레 매주 같은 요일로 고정됐고, 윤석민 역시 토요일마다 등판해왔다. 윤석민은 “다음주부터는 달라진다. 금요일(24일 대구 삼성전)에 나간다”고 귀띔했다. 토요일에 1승도 건지지 못한 윤석민이 다음 등판에서는 어떤 결과를 낳을까.

잠실|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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