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LG 김재박 감독(사진)도 타고투저의 근본원인에 대한 나름의 견해를 덧붙였다. ‘타자들의 기량 향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수들의 구질개발과 발전노력이 뒤진다’는 해석은 타 구단 감독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색적인 분석 하나를 곁들였다. 올 시즌 유독 공인구와 배트의 반발력이 커진 듯 보이지만 실상은 ‘건조한 날씨 탓’이라는 얘기였다. 김 감독은 “예년 이맘때와 달리 올해는 날씨가 너무 건조하다. 공도, 방망이도 바짝 말라 있어 반발력이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얼핏 대수롭지 않게 들리지만 일견 일리가 있어 보인다. 메이저리그의 대표적 타자친화형 구장으로 꼽히는 덴버 쿠어스필드가 본보기다. 고지대에 위치한 쿠어스필드에서는 산소가 희박해 타구에 가해지는 공기저항이 줄어 홈런이 양산된다. 마른 날씨가 지속되면 대기 중 수분함유량이 떨어진다. 볼과 배트의 반발력에 미치는 영향까지 상세히 고찰하기는 힘들어도 타구가 대기의 저항을 적게 받음은 당연한 이치가 아닐까.
잠실|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