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아웃으로 들어오는 정성훈을 바라보던 김 감독은 “확실히 눈에 띄게 성실해졌어”라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처음 한솥밥을 먹게 된 제자도 아니다. 정성훈에 대해서라면 현대 시절부터 속속 들이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정성훈이 평범한 성적(타율 0.270·3홈런·34타점)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FA 선언을 하자마자 재빨리 붙잡아온 이유다. 하지만 그런 김 감독도 이 정도로 잘 해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LG 수비의 허점이었던 3루를 잘 메워준 것은 물론 타율도 4할을 웃돈다. 더 놀라운 건 바로 ‘파이팅’. 지난해 “야구를 하고자 하는 의욕도 없었다”던 정성훈은 올 시즌 누구보다 최선을 다해 그라운드를 누빈다. 김 감독은 “전지훈련 때부터 예전과 다르다는 걸 느꼈다. 예전엔 그렇게 ‘어리버리’ 했는데 딴 사람 같다”고 했다. 오죽하면 삼성 선동열 감독조차 “타석에서의 눈빛부터 달라졌다”고 했을까. 정성훈이 “진심으로 LG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으니 앞으로도 김 감독의 웃음은 끊이지 않을 듯하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