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김 감독이 최근 새로 명함을 만들었다. 휴대폰 번호가 바뀌어서 새로 만들었다고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메일 주소가 있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김 감독은 이메일 주소가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점. 구단에서 만들어놓은 모양인데, 정작 김 감독은 여태까지 단 한번도 접속해본 적이 없단다.
이런 김 감독이니 케이블TV의 프로야구 중계 중단에 따른 직격탄을 맞은 최대 피해자(?)인 셈이다. SK 경기 지휘를 마치면 귀가해 밤새 타팀 경기를 챙겨보는 게 낙이었는데 “뭘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20일 밤엔 SK의 리얼 다큐멘터리 ‘불타는 그라운드’라도 보려 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편성이 바뀌었다.
지난해 같으면 ‘이산’의 열혈 시청자였지만 이젠 볼 만한 드라마도 없다. 이 참에 온라인 야구중계를 보기 위해서라도 ‘컴맹’ 탈출을 작심할 법도 한데 김 감독은 완고하다. 무릇 장인(匠人)은 ‘아날로그 코드’인 모양이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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