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 막으려 키높이신발 주문할 판”

  • 입력 2009년 4월 23일 02시 58분


프로농구 KCC 하승진이 22일 잠실에서 열린 삼성과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골을 성공시킨 뒤 환하게 웃고 있다. KCC는 하승진이 20점을 넣는 활약에 힘입어 삼성을 86-82로 꺾고 2승 1패로 앞서 나갔다. 연합뉴스
프로농구 KCC 하승진이 22일 잠실에서 열린 삼성과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골을 성공시킨 뒤 환하게 웃고 있다. KCC는 하승진이 20점을 넣는 활약에 힘입어 삼성을 86-82로 꺾고 2승 1패로 앞서 나갔다. 연합뉴스
자유투 8점 등 20득점 폭발에 삼성 한숨

KCC ‘돌아온 강병현’도 맹활약 먼저 2승

농구는 신장이 아니라 심장의 크기로 한다는 얘기가 있다. 거친 숨을 토해내며 불굴의 의지를 보인다면 키 차이는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은 KCC와의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에서 이런 한계와 맞서고 있다. KCC는 222cm, 140kg의 하승진이 골밑을 굳게 지키고 있어서다. 삼성은 하승진보다 20cm 이상 작고 몸무게는 40∼50kg 적게 나가는 포워드들을 내세워 필사적인 ‘돌려 막기’를 하고 있다. 삼성 안준호 감독은 “승진이를 봉쇄하기 위해 키 높이 농구화까지 주문할까 생각했다”고 말할 만큼 절박했다.

22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3차전에서도 삼성은 경기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쳐 신체조건의 열세를 뛰어넘는 듯했다. 하지만 하승진에게 집중하는 사이 외곽에서 틈이 생겼다. KCC 임재현이 3점슛 2개를 연달아 꽂으며 종료 4분 15초 전 74-70을 만들었다. 승기를 잡은 KCC는 하승진과 칼 미첼의 연속 득점으로 종료 2분 43초 전 8점 차까지 달아났고 삼성의 끈질긴 추격을 따돌리며 결국 86-82로 승리했다. KCC는 2승 1패로 챔피언 트로피를 향해 한발 앞서 나갔다. 4차전은 25일 오후 3시 잠실에서 열린다.

역대 챔피언결정전 최다인 18개의 자유투를 얻어 8개를 적중시킨 하승진은 20점을 터뜨렸다. 정규시즌 막판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컨디션 난조를 보인 강병현(11득점)은 챔피언결정전 들어 처음 출전해 스피드를 앞세우며 활력을 불어넣은 뒤 경기 후 여자 배구스타 김연경(흥국생명)의 사진 촬영 요청에 미소를 지었다. 마이카 브랜드는 24득점. 허재 감독은 “내일 우리 회사 주최의 아이스쇼에 나서는 김연아 선수와의 만찬 초대를 받았는데 오늘 이겨서 기분 좋게 나갈 것 같다”며 웃었다.

2차전에서 13분을 뛰며 5득점에 그친 삼성 이상민은 24분 동안 17점을 터뜨렸으나 종료 1분 42초 전 5반칙으로 물러났다. 삼성은 리바운드에서 37-35로 앞섰지만 4쿼터에 3점슛 9개를 시도해 2개만 적중시킨 난조가 아쉬웠다. 이날 경기장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정몽익 KCC 사장 등 양 팀 고위 관계자를 비롯해 8605명의 관중이 찾아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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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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