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리그팀 열세 털어내
축구에는 ‘공한증(恐韓症)’이라는 말이 있다. 대표팀은 1978년 이후 지금까지 중국에 16승 11무를 거두는 등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중국에 한국 축구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대표팀이 아닌 클럽팀은 상황이 다르다. 클럽팀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간 중국 팀을 상대로 3승 1무 4패로 뒤졌다. 오히려 ‘공중증(恐中症)’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상황.
그러나 22일 수원 삼성과 울산 현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중국 팀을 상대로 잇따라 승전고를 울렸다. 이날 경기 전만 해도 이번 대회에서 중국 4개 팀에 2승 2무 2패로 고전한 한국 팀들은 기분 좋은 연승으로 중국 징크스를 털어냈다.
수원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상하이 선화와의 G조 4차전에서 2-1로 역전승했다. 수원은 초반 상하이의 거센 공세에 밀렸다. 주전들의 줄 부상에 체력 소모까지 겹쳐 1.5군으로 나선 탓이다. 결국 전반 12분 선제골을 내줬다. 하지만 이상호와 배기종은 전반 40분과 44분에 서로 골과 어시스트를 주고받으며 경기를 뒤집었다. 3승 1패를 기록한 수원은 이날 승리를 거둔 일본 가시마 앤틀러스(3승 1패)에 골 득실차에서 뒤진 조 2위를 유지했다. 수원은 또 2005년 챔피언스리그에서 선전 젠리바오에 0-1로 져 8강 진출에 실패한 아픈 기억을 쓸어냈다.
울산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베이징 궈안과의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울산은 후반 29분 현영민의 절묘한 프리킥을 뒤에서 뛰어오던 오장은이 머리로 밀어 넣어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2패 뒤 2연승을 거둔 울산은 16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울산의 승리는 2003년부터 최근까지 9전 1승 8패를 기록한 한국 팀의 중국 원정경기 징크스를 털어낸 것이라 더욱 빛났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