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151km 광속투…영웅 울린 ‘괴물’

  • 입력 2009년 4월 23일 07시 55분


한화 이상군 투수코치는 22일 목동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류현진에 대해 “WBC 후유증이 전혀 없다. 지난해에는 사실 공이 좋지 않았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확실히 좋아졌다. 시즌 초반이지만 구속도 잘 나온다. 성격도 워낙 좋아 올해는 정말 잘 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류현진은 이날 히어로즈전에 선발등판해 이 코치의 기대에 100% 부응하는 빛나는 피칭을 펼쳤다. 팀 타선이 일찌감치 폭발하며 2회까지 5-0으로 앞서자 여유가 넘쳤다. 6이닝 동안 5안타와 4볼넷을 내줬지만 탈삼진 7개를 곁들여 1실점. 6회까지 스코어가 7-1로 크게 벌어져 김인식 감독도 그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다음 등판을 대비하게 했다. 류현진은 시즌 4번째 등판에서 3승째를 거두며 다승 공동 1위로 뛰어올랐고, 방어율도 2.45로 더욱 낮췄다. 시즌 탈삼진도 29개로 늘려 1위로 뛰쳐나갔다.

그동안 꾸준히 시속 140km 후반을 찍었지만 이날 6회초 브룸바 타석 때 3구째가 전광판에 151km를 찍었다. 최고구속이 시즌 처음 150km를 넘어서 앞으로의 등판에 더욱 큰 기대감을 갖게 했다.

1회 선두타자 이택근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2번 황재균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동시에 3루도루를 시도한 이택근마저 잡아내면서 초반 실점 위기를 넘긴 류현진은 상황에 따라 강약을 조절하면서 마운드를 운영하는 여유마저 보였다.

류현진의 한화의 ‘절대 에이스’다. 김혁민과 유원상 등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 기대를 걸고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시켰지만 아직 투구에 눈을 뜨지 못해 불안한 상황이다. 제5선발인 정민철은 20일 2군에 내려갔다. 폭발적인 타선을 갖추고도 선발뿐만 아니라 중간계투진도 취약한 한화로서는 류현진의 어깨에 운명을 걸어야하는 상황이다.

류현진은 “초반에 점수를 많이 뽑아줘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었다. 팀이 최근에 어제 빼고 연패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다른 선발투수에 비해 (내가) 많이 던져서 중간투수들이 조금이라도 더 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에이스다운 말을 한 뒤 “다른 타이틀은 모르겠지만 탈삼진만은 계속 욕심이 난다”고 힘주어 말했다.

목동|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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