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광주 두산전을 앞둔 KIA의 훈련 시간. 최태원 주루코치가 신인 안치홍을 데리고 ‘개인 교습’을 하고 있었다. 1루에 있다고 가정하고 투수 폼에 따라 리드 폭을 달리하는 요령을 한참 강의하던 최 코치, 안치홍이 자신감 없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하자 침을 튕겨가며 기 살리기에 나섰다. “넌 정말 잘하고 있다” “고졸 신인이 지금 이 정도 한다는 건 정말 기적같은 일이다” “넌 내가 본 제일 뛰어난 천재다” 등 있는 소리 없는 소리 다 해가며 칭찬을 이어갔다.
“실수를 두려워 마라. 열 아홉 나이에 너처럼 하는 놈이 누가 있냐”며 줄곧 기 살리기에 열을 내던 최 코치. 예상보다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고 생각했는지 한마디 덧붙였다. “내가 임마, 네 나이 때 이렇게 주전하고 했으면 세계를 제패했겠다.” 그제서야 안치홍은 살며시 미소를 지었고, 최 코치의 ‘열변 강의’도 끝이 났다.
광주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