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박재홍, 첫 ‘250-250 클럽’ 가입

  • 입력 2009년 4월 24일 03시 02분


SK 박재홍(오른쪽)이 23일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2회말 1사 후 최정 타석 때 2루를 훔치고 있다. 박재홍은 이 도루로 250(홈런)-250(도루) 클럽을 처음 열었다. 인천=연합뉴스
SK 박재홍(오른쪽)이 23일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2회말 1사 후 최정 타석 때 2루를 훔치고 있다. 박재홍은 이 도루로 250(홈런)-250(도루) 클럽을 처음 열었다. 인천=연합뉴스
롯데전 2회 도루 추가

1499경기만에 대기록

SK와 롯데의 경기가 열린 23일 인천 문학구장. 0-0으로 맞선 2회말 1사 1루 최정(SK) 타석. 롯데 선발 투수 조정훈이 3구를 던지는 순간 1루 주자가 2루로 달렸다. 포수 강민호는 공을 글러브에서 꺼내다 놓쳐 2루로 던지지도 못했다. 관중석에서는 환호가 터졌고 주자는 모자를 벗어 답했다. 2루에 서 있는 이는 박재홍. 국내 최초로 통산 ‘250(홈런)-250(도루) 클럽’의 주인공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통산 1500경기 출장을 한 경기 앞둔 1499경기 만에 세운 기록이었다.

박재홍은 호타준족의 살아 있는 역사다. 1996년 히어로즈의 전신인 현대에 입단한 그는 데뷔 첫해 홈런 30개를 치고 도루 36개를 했다. 국내 최초로 ‘30-30 클럽’이 문을 연 것이다. 그해 신인왕은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그는 1998년(30홈런 43도루)과 2000년(32홈런 30도루)에도 ‘30-30’을 달성했다. 매년 꾸준히 활약하던 그는 2005년 7월 23일 롯데전에서 통산 ‘200-200 클럽’도 개설했다. 200-200 클럽만 해도 아직까지 박재홍 혼자 회원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250-250 클럽 멤버는 19명뿐이고 현역 선수 중에는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를 비롯한 4명에 불과하다. 일본에서는 역대 4명이 기록을 달성했다.

이제 박재홍의 눈은 ‘300-300’으로 향한다. 36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그는 여전히 정상급 선수다. 그는 2004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쳤다. 올 시즌 도루는 세 번 시도해 모두 성공했다. 277홈런을 쳐 홈런은 23개 남았다.

이날 박재홍의 대기록은 후배들이 빛내줬다. SK는 0-1로 끌려가던 5회 1사 2, 3루에서 박정권이 3점 홈런을 날려 역전에 성공했다. 8-2로 승리한 SK는 단독 선두를 지켰고 롯데는 지난해 6월 6일부터 SK전 13연패 수렁에 빠졌다. SK 일본인 선발 투수 가도쿠라 겐은 7회 2사까지 6안타 1실점으로 잘 막아 한국 진출 첫 승을 신고했다.

한화는 박노민과 김태균의 2점 홈런과 송광민의 1점 홈런을 앞세워 히어로즈에 7-6으로 승리해 3연승을 달렸다. 삼성은 LG를 4-1로 꺾고 선발 투수 프란시스코 크루세타에게 첫 승을 선물했다. 두산은 10회 연장 끝에 KIA를 3-0으로 물리쳤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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