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마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WBC 출전 투수들은 전반적으로 몸이 아직 안 올라왔다. 타자에 비해 투수들이 더 곤란에 처해 있는 듯하다. 왜냐하면 WBC란 대회가 투구수 제한을 받았고, 토너먼트 성격이 강했기에 나오는 투수만 계속 나왔다. 때문에 원래 스프링캠프에 머물러서 훈련을 했을 때보다 양이 적을 수밖에 없다. 그 영향이 나오는 것이라 본다.
각 팀은 4월3일 개막에 맞춰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려 했는데 WBC 투수들은 예외였다. 대회 참가로 쉬는 기간이 길었다. 이와쿠마-마쓰자카-다르빗슈 이외 투수들이 더 곤란을 겪을 것이다. 대표적 사례가 요미우리의 우쓰미다.
마쓰자카도 지금 스피드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답지 않게 메이저리그에서 연타도 자주 맞고 있다. 그러나 결과가 이러니까 WBC 후유증이라고 단정하는 시각엔 동의하지 않는다. 마쓰자카는 던지면서 자기 페이스를 찾아가는 타입이다. 타자인 이치로도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타자들은 투수에 비해 WBC로 손해를 본 것이 없는 편이다. 개막에 맞춰 페이스를 끌어올리는데 WBC는-시범경기와 유사한 기능을 했을 것이기에- 큰 부담이 아니었을 터다.
팀 전체로 보면 WBC 후유증은 더욱 미세하다. WBC에 선수 차출을 한 명도 하지 않았던 주니치는 22일까지 8승8패다. 반면 선수 차출을 했던 요미우리와 야쿠르트가 위에 있다. 퍼시픽리그를 봐도 이와쿠마-다나카가 출전했던 라쿠텐이 1위에 있다.
야쿠르트 임창용의 경우도 WBC로 크게 영향받지 않은 케이스다. 불펜투수로 던졌기에 선발보다 부담이 훨씬 적었다. 지난해 구위와 비교할 때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WBC에 나서지 않은) 요미우리 이승엽은 이따금 홈런을 쳐내지만 우투수의 슬라이더 실투 위주 공략이다. 우투수의 제대로 제구된 직구를 칠 때까지는 (플래툰 족쇄를 벗어나기엔) 아직이라고 본다.
-김일융 스포츠동아 일본통신원
-84년부터 3년간 한국 프로야구 삼성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일본으로 돌아가 요코하마, 다이에와 야쿠르트를 거친 뒤 92년 은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