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경기에서 8회 초 롯데의 주장인 조성환이 SK 채병용의 볼에 얼굴을 맞고 구급차로 실려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8회 말 롯데 투수 김일엽의 초구가 SK 박재홍의 무릎 쪽으로 날아들자 '보복성 투구'로 판단한 박재홍이 마운드로 뛰쳐나가 몸싸움을 벌였고 여기에 양 팀 선수들까지 가세해 필드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경기 종료 후에도 롯데 공필성 코치와 박재홍은 언쟁을 벌였다. 공 코치에 따르면 박재홍이 욕설을 했다는 것.
24일 포털 사이트와 커뮤니티 야구 관련 게시판에는 "추태를 부리는 한국야구", "동업자 정신이 실종됐다"며 비판 글이 올라오고 있다.
야구팬들은 이날 박재홍은 프로야구 사상 첫 250홈런-250도루라는 대기록을 수립했지만 그의 태도는 자신의 실력에 걸맞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롯데 팬들은 "우리 집 장남이 어디서 맞고 들어온 것도 서러운데 오히려 장남 팬 집에서 우리 집에 따지러 온 것과 같은 상황"(아이디 'kmupa')이라며 다친 상대 팀 주장을 생각해 박재홍이 참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와중에 SK 윤길현 선수는 자신의 미니 홈피 메인 화면에 "너희 개념은 어쩌고"라는 문구를 적어 야구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결국 윤 선수는 자신의 미니 홈피를 폐쇄했다.
일부 팬들은 채병용 선수가 2007년 삼성 김재걸 선수의 목 뒤를 맞춰 들것에 실려 가게 한 사실을 거론하며 "상습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인터넷에는 'SK 와이번스의 더러운 플레이들'이라는 제목의 리스트가 돌아다니기도 했다.
반면 SK 팬들은 "무릎 부상을 달고 사는 박재홍의 무릎 쪽으로 공을 던진 롯데 김일엽의 잘못도 상당히 크다", "조성환이 부상당한 설움을 SK를 욕하면서 푸느냐"고 반박했다.
한편 채병용의 볼에 맞고 병원에 실려 간 조성환은 복합골절로 최소 두 달 이상 회복 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상반기 출전이 어려울 전망이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