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신인타자 김상수(19·사진)는 올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켰다. 고졸(경북고) 신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불망망이를 휘두르는 데다 빠른 발을 앞세워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그러나 최근 안타조차 구경하기 힘들 정도로 페이스가 떨어졌다. 왜 갑자기 부진에 빠졌을까. 그리고 부진을 어떻게 극복해야하는 것일까.
○불방망이에서 물방망이로
시즌 초반 활약은 무서웠다. 개막전 1번타자로 낙점된 것부터 화제를 불러모았고, 개막 후 8경기까지 34타수 13안타로 타율이 0.382나 됐다. 이 기간 5경기에서 멀티히트, 13안타 중 2루타가 무려 6개나 됐다. 그러나 이후 타율은 급전직하했다. 9번째 경기부터 26일 19번째 경기까지 44타수 7안타(0.159). 특히 26일까지 최근 5경기에서는 18타수 2안타(0.111)였다.
○페이스 조절의 어려움
삼성 진갑용은 시즌 초 김상수가 온몸을 던지며 펄펄 날자 “저렇게 하다가는 금세 페이스가 떨어질 것이다. 우리 같은 베테랑들이야 페이스 조절 노하우가 있지만 신인들은 그것을 모른다. 얘기를 해줬지만 아직 피부에 와닿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상수는 “처음에는 개막전부터 뛸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됐고,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에 무리를 했다. 지금 체력적으로 조금 힘든 것이 사실”이라면서 “고등학교 때는 단기전만 했지만 프로에서는 버스를 타고 원정 이동을 하고, 밤에 잠을 자는 것들이 힘들다”고 말했다.
○상대팀의 분석
선동열 감독은 “고졸신인이 현재 이 정도만 해줘도 잘 하는 것 아니냐”면서도 “이미 상대팀들이 분석에 다 들어가 약점도 많이 노출된 상태다. 변화구와 바깥쪽 승부 대처에 미흡하다”고 설명했다. 김상수도 “상대팀 배터리가 승부하는 패턴이 초반과 많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삼성 한대화 수석코치는 “고교 시절에 겪어보지 못한 투수들의 구위와 변화구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 현재로서는 변화구만 골라내도 50%는 성공하는 것이라고 조언하지만 결국은 스스로 경험을 쌓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가지 고무적인 것은 김상수가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 그는 “가능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한다. 배운다는 자세로 즐기려고 한다. 힘들지만 배우고 느끼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28일 대구 히어로즈전에서 오랜 만에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대구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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